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현장을 방문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측과 이준석 대표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선거대책위원회 개편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당내서는 이 대표와의 갈등을 일단락 시키고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막을 ‘위기극복 카드’로 선대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대위를 바꾸지 못하면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다.

방안으로는 실무 중심 선대위 재구성, 6본부장 일괄 사퇴를 포함한 인적쇄신 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현재의 위기상황이 해를 넘기면 안 된다’는 우려에 힘이 실린다. 당 안팎에서는 결국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갈등 봉합이 선대위 개편 폭과 수위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아침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제가 선대위에 참여할지 (여부)는 어느 정도 한계지점을 넘어야 하는데 거기까진 아직 거리가 있다”고 했다. 전날 저녁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도 “선대위에 참여한다는 것은 제가 당 대표이기 때문에 기획이나 지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됐을 때 참여하는 게 의미 있는 것”이라며 “제가 봤을 때 지금은 기획이나 지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거론한 ‘한계지점’이 ‘윤핵관(윤석열측 핵심관계자)’ 정리를 포함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계지점을 넘어 기획·지휘 여건이 됐을 때 선대위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건희씨 사과가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는 있어도, 반등까지(이끌기에)는 부족하다. 분위기를 바꾸려면 좀 더 강력한 계기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선대위를 전면 개편했듯 (우리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바꾸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앞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며 선대위 운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도 김 위원장에 “그립(장악력)을 조금 더 강하게 잡으시라”며 개편 주도권을 넘겼다.

일단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선대위의 무게중심을 총괄상황본부에 집중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의 중구난방식 선대위 운영으로는 기민한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후보 측근들이 포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비서실 역시 후보의 일정, 메시지 등을 사전에 총괄상황본부에 보고하고 스크리닝(screening) 받기로 했다.

다만, 일각서 거론되는 6본부장 사퇴가 현실화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6본부장 체제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 합류 전 구성한 체제로, 김 위원장이 전권을 가지고 선대위를 이끌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대표가 그간 6본부장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도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윤 후보 입장에서는 6본부장 체제를 쉽게 포기하긴 어렵지 않겠나”며 “후보가 오늘부터 매일 오전 7시 본부장급 회의를 주재하기로 한 것도 그런 의지의 표현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 역시 이날 본부장급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인적쇄신론에 대해 “그건 헛소리”라며 “지금은 인적쇄신을 할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선을 70여일 앞두고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할 경우 또 다른 당내 혼란과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면담을 마친 당 초선 의원 간사인 정경희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승재· 정경희·김승수 의원.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을 둘러싼 당 내홍은 집단화한 상태다. 초선의원 대표단은 이날 오전 이 대표를 만나 전날 초선 의원총회에서 나온 당내 혼란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고, 이 대표는 초선의원들과 직접 만나 무제한 토론을 하기로 했다. 전날 일부 의원들이 이 대표 사퇴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 대표를 만난 정경희 의원은 “초선대표단과의 모임으로 (해결이) 안되고 이 대표가 좀 더 진지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초선의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승수 의원도 “내일 시간을 정해서 필요하면 무제한 토론을 해서라도 전체 궁금한 점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