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라와 척지지 않고 잘 관리 해가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평화외교안보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렇게 외교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이 나라를 맡겼을 때, 한반도 주변 상황이 위험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평화외교안보특위 발대식 인사말에서 "(윤 후보) 발언을 보면서 상당히 걱정이 많이 됐다. 잘 선택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우리는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어서 아직도 분단돼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외교와 통일 평화 안보라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 원수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라며 "미중 간의 신냉전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고 남북관계나 북미관계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어떻게 이런 난제를 풀어갈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날이 70일 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초선의원 시절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던 가르침을 회고했다.
"우리를 둘러싼 4대 강국의 무엇을 비판하더라도 특정 정치를 비판할 수 있지만, 그 나라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가슴에 척을 지면 안 된다"는 김 전 대통령의 조언이다.
송 대표는 "우리가 각 나라의 특정 정치는 비판할 수 있지만 그 나라와 척지지 않고 잘 관리를 해가야 한다"면서 자신이 조지 부시 미국 정부 때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지만 미국은 우리의 소중한 동맹국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제국 일본의 유산을 승계하려는 세력과 친할 수는 없지만 평화헌법 기초한 근대 일본과는 친일이 되고 싶다고 예를 들었다.
특히 중국에 대해 "우리는 중국과 친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지만 그들이 동북공정이나 김치를 자기 것이라고 한다든지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의 정치세력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지만, 국가 자체를 비판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대선까지) 70여일 남은 시간동안 TV토론이 한 두 번이라도 더 있어서 외교 안보 분야도 집중적으로 토론해서 국민이 판단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토론을 거부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크다"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데 보험 상품 판매하는 것보다 못하게 불완전한 설명이 된 상태에서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한국 수출의 25%가 중국으로 가는데, 특정국가에 집중도나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현 정부가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써왔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과거엔 그렇지 않았는데 중국 사람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면서 "한·미·일이 튼튼한 공조를 갖고 중국을 상대했을 때는 서로가 굉장히 호감을 갖고 사업과 여러 문화 협력에 있어서도 좋은 결과를 나타냈고, 양국 국민이 서로 호의적인 마음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쓰고 미중 간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 관계가 나쁜 것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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