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 사죄하고 사퇴하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정치인·언론인·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정권의 흥신소로 전락한 공수처는 즉시 폐지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하면 즉시 공수처 폐지를 추진하겠다”며 “수사실력은 빵점, 비판 언론엔 재갈, 야당엔 뒷조사나 하는 공수처를 계속 존재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가) 청구하는 영장은 족족 기각당하고,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찾아내지 못하더니, 엄한 사람들 통신기록이나 뒤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공수처가 단순히 피의자와 통화한 상대방이 누군지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민간인을 특정해 통화목록을 뽑아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집단을 일망타진할 때나 쓰는 수사방식”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또, “사찰을 당한 언론인들은 공수처에 불리한 기사를 쓴 이후 사실상 통화 내역을 검열당한 것”이라며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는 사안과 직접적 연관도 없는 야당 정치인까지 대상에 포함된 것을 보면 이것은 수사를 위한 조회가 아니라 별건 수사를 만들기 위한 사찰”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1987년 민주화 이후 정보기관도 몸 사리던 짓을 대놓고 한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이번 사찰로 공수처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번 불법 사찰 의혹은 ‘권력의 사유화’를 보여준 것이라며 “공수처장은 마구잡이식 통신 검열을 즉각 중단하고 검열을 당한 분들에게 사죄하고 그 직에서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공수처를 밀어붙인 여당도 이 문제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마치 검찰개혁의 상징인 양 국민을 속이더니 ‘사찰 괴물’로 만들어 놨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 의원들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를 사찰 의혹이라며 공수처 해체 및 김진욱 공수처장 사퇴를 주장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앞서 공수처는 국민의힘 의원, 야권 성향의 시민단체, 언론인과 그 가족 등을 포함해 200여명을 대상으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씩 역시 공수처,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각각 10회와 7회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통신자료를 조회당한 국민의힘 의원 수도 88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의 약 84%에 달하는 숫자다.
이 같은 불법 사찰 논란에 대해 김진욱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지난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59만700건이고, 경찰은 187만7000건, 공수처는 135건인데 우리보고 사찰을 했다는 건 과한 말”이라고 반박했다.
김 처장은 윤 후보와 김씨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에 대해서도 “윤 후보에 대해 저희가 3회, 서울중앙지검에서 4회였고 배우자에 대해선 저희가 1회, 검찰이 5회였다”며 “왜 저희만 갖고 사찰이라고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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