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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격한 ‘尹의 입’…“대통령 후보 아닌 검사의 언어” [정치쫌!]
尹, TK서 "미친 사람들 아니냐"·"李, 같잖다" 등
원색적이고 거친 비난 메시지로 지지층 결집 시도
與, "본색 드러나"·"검찰총장 간부회의 하나" 맹폭
尹 지지율 하락 위기감에 무리수 두는 것으로 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월 31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 "정말 같잖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입이 한껏 거칠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는 윤 후보의 워딩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서의 품격이 없다"며 맹폭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 위기감에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결국엔 '악수(惡手)'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기류가 강한 모습이다.

▶대구·경북서 文정부·李 후보에 '원색적 비난' 쏟아낸 尹 = 윤 후보는 지난달 29~30일 대구·경북(TK) 일정을 기점으로 한층 더 원색적이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30일 대구 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자신과 부인, 부인의 친구들, 자신의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면서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비판했고, 전날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경제, 외교, 안보 전부 망쳐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또 이 후보가 연일 방송토론을 하자고 압박하는 것을 두고서는 대장동 의혹, 공약 말바꾸기 등을 지적하며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앞에서 토론을 해야 하겠느냐.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이 같은 거칠어진 화법을 두고 정권 교체의 선봉장으로서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고, TK를 중심으로 한 보수층 결집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에서도 윤 후보의 이 같은 거친 표현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與 "본색 드러나는 것", "검찰총장이 간부회의 하는 줄" = 민주당은 맹폭을 가했다. 윤 후보의 말을 '대통령의 언어'가 아닌 '특수부 검사의 언어'로 규정하며, 품격과 자질론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가 정권 교체라는 흐름에 반사효과를 누리다가 거품이 꺼지니까 자기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후보가 이 후보를 두고 ‘대장동으로 마련한 자금을 대선에 쓰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그런 말 할 때마다 저 정도의 선무당이 사람 잡는구나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렇게 증거에 입각하지 않고 비약하는 추측논리로 생사람을 잡는 저런 사람이 어떻게 검찰 총장을 했을까. 그러다 보니까 그동안 5명이나 자살을 한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후보의 '어이없다', '같잖다'는 표현에 대해 "검찰총장이 간부회의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상대 당의 후보에 대해서. 이거는 무슨 지금 그리고 평소에 어떤 인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는지"라며 "검찰총장이 검사장 회의라든지 이런 데서 '다 감옥 갈 사람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이게 대통령 후보로서의 언어인가. 아주 심각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의원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윤 후보의) 조급함, 불안 의식의 산물"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할 말씀은 아니다. 이 정도면 굉장히 경박하고 기본의 문제"라고 공세를 가했다.

▶野 "작심하고 얘기"...文정부 향한 '분노 재점화' 효과 발휘할까 =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YTN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말을 세게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후보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바꾸고 뒤집고 있다"고 이 후보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 핵심인물들인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이재명 후보는 최소한 동지고, 같은 식구의 공직자였다면 장례라도 모시고, 문상이라도 가는 이런 인간성이 보여야 되는데 돌아다니면서 웃어가면서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너무 뻔뻔스럽다"며 "이래서 아마 윤 후보가 저 분에게 한마디 좀 해야 되겠다 작심을 하고 이런 얘기를 했지 않는가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원래 마음이 급해지면 메시지가 세게 나가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메시지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분노 재점화에 얼마나 먹혀들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작심 발언'의 효과는 신년에 쏟아져 나올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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