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재명 22.4% vs 윤석열 12.1%…40.4%는 지지 후보 없었다 [2030 첫 여론조사]
2030 “李도, 尹도 싫다” 극명…지지후보 無, 압도적 1위
보수·진보층도 ‘지지후보 無’가 각각 尹·李 지지보다 높아
가족리스크·네거티브 공방·비호감도·이준석 갈등 등 영향
李-尹, 30대 지지율 두 배 차이…TK서는 0.9p 차이 불과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2030 MZ세대가 오는 3월 9일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지만 정작 이 중 상당수는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 가운데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40% 수준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거대 양당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2030 지지율은 불과 10~20%대에 그쳤다.

통상 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부동층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아직까지 2030세대 표심에서 ‘대세’를 형성한 대선후보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번 대선은 ‘박빙 구도’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야 대선주자 가리지 않고 청년표심 구애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3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39세 이하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2.1%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7.1%, 심상정 정의당 후보 5.5%,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2.9%,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1% 순이었다. 기타 다른 후보는 1.8%, 모름·무응답은 7.6%였다. 이번 대선정국에서 2030만을 대상으로 이들의 정치인식을 조사한 여론조사는 처음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지지하는 후보 없음’이 무려 40.4%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을 합한 것(34.5%)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지후보 없음’에 ‘모름·무응답’까지 합치면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2030세대가 무려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너도나도 2030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2030세대는 이들을 쉽사리 지지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극명하게 드러낸 조사결과다. ‘공정’을 중시하는 2030 성향상, 이 후보는 아들 불법 도박 의혹,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 허위 경력 논란 등 나란히 ‘가족리스크’에 휘말린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경쟁보다는 네거티브 중심의 선거 전략, 두 후보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 등도 요인 중 하나다. 국민의힘의 경우 윤 후보와 2030 남성을 대변하는 이준석 대표 사이 갈등이 해를 넘겨 장기화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헤럴드경제-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특히 이 같은 경향은 30대보다는 20대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0대 응답자 가운데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45.9%다. 이는 34.2%였던 30대보다 1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연령대를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대 초반(만 18~24세)에서 45.4%, 20대 후반(만 25~29세)에서 46.4%가 ‘지지후보 없음’을 택했다. 30대 초반(만 30~34세)에서는 38.2%, 30대 후반(만 35~39세)에서는 30.4%를 각각 기록했다.

이념성향별로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중도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6.3%가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했다. 또 자신의 정치 성향을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 중 52.5%가 ‘지지후보 없음’을, 22.1%가 ‘(지지후보) 모름·무응답’을 택했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보수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34.1%, 진보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36.5% 역시 ‘지지후보 없음’을 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보수층 응답자(24.9%), 이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층 응답자(33.0%)보다 높은 수치다. 단순히 이념만으로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는 2030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대목으로 풀이된다.

지지정당별 응답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갈등의 영향도 살펴볼 수 있다. 자신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38.7%가 윤 후보를, 35.1%가 ‘지지후보 없음’을 택했다. 차이는 오차범위 내(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인 3.6%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55.8%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지지하는 후보 없음’은 26.1%였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이 후보(22.4%)와 윤 후보(12.1%)만을 놓고 보면, 둘 사이 격차는 10.3%포인트로 두 자릿수에 달했다. 특히 30대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응답자의 29.4%는 이 후보를, 14.6%는 윤 후보를 지지했으며, 둘 사이 격차는 14.8%포인트다. 20대에서도 이 후보가 16.3%로 10.0%를 기록한 윤 후보에 6.3%포인트 앞섰다.

이 후보는 20대 초반 18.4%, 20대 후반 14.1%, 30대 초반과 후반에서는 각각 27.6%, 31.0%의 지지율을 보였다. 윤 후보는 20대 초반에서 8.2%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도 각각 11.8%, 10.1%에 그쳤으며, 30대 후반에서는 18.9%를 기록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14.5%, 이 후보 13.6%로 격차가 0.9%포인트에 불과한 것도 윤 후보에게 뼈아픈 지점이다. TK 지역의 ‘지지후보 없다’는 응답이 5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점도 마찬가지다.

yun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