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6.3%·국민의당 3.7%
여성은 민주·남성은 국힘 우위
2030 MZ세대의 정치성향은 아직 어느 쪽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무당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촛불정국에서 보였던 적극적인 모습과 달리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논란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여당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야당에 모두 실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남녀 1018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으로 조사한 결과,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1.6%에 달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26.5%,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25.8%에 그쳤다. 정의당의 경우 6.3%, 국민의당은 3.7%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합당을 앞둔 열린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8%, 그 외 다른 정당을 지지한다는 응답도 1.6%를 기록했다.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비율은 2.7%로 나타났다.
응답자 열 명 중 세 명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하는 등 여야 정당을 지지하는 비율보다도 무당층의 비율이 높은 것은 MZ세대 특유의 ‘정치 혐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김규철 정치평론가는 ”여당이 지난 선거에서 야당에 패배한 것은 결국 ‘공정’의 실패였다. 이번에는 여야 대선후보 모두 ‘공정’ 논란에 휩싸였다“라며 ”특히 여당의 경우, 대선주자보다 당 지지율이 더 낮는 등 정치혐오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성별로 나눠 살펴보면, 남성 응답자의 경우에는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3.5%,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3.9%로 나타나 10.4%포인트 차이를 나타냈다. 지지하는 정답이 없다고 답한 비율 역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보다 높은 29.2%를 기록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9.7%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17.0%)을 크게 웃돌았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더 높아 34.1%에 달했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에는 ”정의당을 지지한다“는 답변 비율이 10.9%를 기록하기도 했다.
MZ세대 중에서도 남성 응답자의 야권 지지 비율이 높은 것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남녀 역차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심으로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문제인식이 여권 심판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이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지는 등 상황은 유동적이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게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대 남성을 겨냥한 맞춤 정책을 내고 있는 것 역시 변수로 꼽힌다.
20대와 30대의 답변 역시 엇갈리는 모양새다. 만18세에서 29세 응답자의 경우에는 무당층 비율이 40.4%에 달했지만, 30대 응답자 사이에서는 25.9%애 불과했다. 주로 지지하는 정당 역시 20대 응답자는 민주당(19.9%)보다 국민의힘(24.5%)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는데, 30대 응답자의 경우에는 반대로 민주당(34.0%)을 지지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국민의힘(27.3%)을 지지하겠다고 답한 비율보다 높았다.
20대와 30대 응답자의 판단이 엇갈린 것은 여당의 ‘내로남불’ 논란이 원인이 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불거진 부동산 투기 논란 역시 결국에는 ‘공정’의 문제로 귀결된다“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으로 20대의 여권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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