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나가라고 해서 나갔더니 왜 문제"
"선대위가 李대책위…누구 탓할까 고민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등에서 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5일 "당원이 당 대표를 '패싱'하는 것은 괜찮고, 지금 와서 후보가 패싱됐다고 기분 나빠하는 것은(어떻게 봐야하는가)"이라고 작심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예전에 조수진 의원이 당 대표의 말을 듣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했을 때 (윤 후보는)'그것이 민주주의'라고 했다. 한 가지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데"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는 앞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사전에 자신과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고 '선대위 쇄신' 뜻을 밝힌 데 대해 불쾌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에 윤 후보가 자신이 지방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 국민의힘에 입당한 일, 윤 후보가 자신과 조 의원의 충돌을 놓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한 일을 꺼내든 것이다.
그는 "저는 어떻게든 선거에서 이기려고 움직이고 있는데, 뒤에서 총질을 하고 있으면 제가 무엇을 하겠는가"라며 "그래서 (조 의원에 대한)시정을 요구했는데 '그게 민주주의'라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거는 (제가)나가라는 것"이라며 "어떻게 시시비비가 명확한 사안에 대해 '이게 민주주의다'라고 하는 것은, 나가라고 해서 나갔더니 왜 또 뭐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이 대표는 당 선대위가 '이준석 대책위원회'로 변했다는 비판도 했다.
지난달 21일 사실상 윤 후보를 저격하고 상임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이 대표는 “저도 윤 후보가 다소 실수를 했더라도 (지지율 하락에는)선대위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물러났고, (그 이후에)선대위가 잘하면 됐는데 지금껏 선대위는 ‘이준석 대책위원회’였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있을 때는 '패싱'하고, 나갔더니 돌아오라고 하고, 돌아가지 않으니 사퇴·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한다"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제 거취에 대해 의견은 말할 수 있지만 결정은 제가 한다"며 "보통은 당 대표가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겠다, 제발 복귀해달라고 해도 시원찮은 판에 외려 감정을 격화시키는 사람들의 의도는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앉아서 지지율을 높일 고민을 하기보다 누구 탓을 할까, 어떻게 하면 당내 권력투쟁을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지난 3주동안 저도 정보를 다 듣고 있다. 선대위가 (그 사이)지지율을 높일 방법을 하나라도 고안한 게 있는가"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 |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의 김경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이 "(제가 만나 본) 당내 10명 중 8명은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한 일을 놓고는 "김 단장이 입당을 했는가. 제가 알기로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당을 했다고 해도 온지가 2개월이 됐는가. 그렇게 당 내 분들과 교류가 많다고 저는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숫자 대결을 할 게 아니고, 제가 하는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문제"라며 "'내 주변에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까 이긴다'는 그런 수준의 정치 담론으로 선거를 기획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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