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후보 없다” 부동층·무당층 다수
“차기 대통령, 내집·돈 잘벌게 해달라”
‘성장·일자리 창출’ 대기업에 긍정적
대선을 두달여 앞두고 2030세대의 표심이 각 후보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르자 여야 후보들이 청년층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쪽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에서 2030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선대위 신년인사회에서 청년보좌역을 격려하는 모습이다. [국회사진기자단] |
#1.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신통치 않다고 느끼고, 차기 대통령은 ‘내집 마련을 앞당겨 줄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는 부동산과 부의 세습 등으로 불공정하고, 빈부·이념 갈등보다 남녀갈등이 더 큰 문제라고 느끼고 있다면 당신은 이 시대 한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20대 청년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돈, 즉 충분한 소득과 자산을 행복조건 1순위로 꼽고, 주택마련이 가장 급한 생활고라 생각하며 대기업은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2. 차기 대통령을 하겠다는 후보 누구도 마뜩지는 않지만, 그나마 윤석열 보단 이재명이 조금 더 낫다. 누가 됐거나 내가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남녀갈등 보다는 빈부간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하고,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불평등한 분배는 경쟁의 출발선을 무너뜨렸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30대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주식 보다는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크며 대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나 족벌경영과 세습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에 걸쳐 보도한 헤럴드경제-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2030 정치 경제 사회 인식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2030세대의 자화상이다. 이들은 앞선 세대에 비해 사회적 가치보다는 개인 삶의 효용성을 중요시하며 이념보다 실리와 합리성을 앞세우는 세대다. 이들 중엔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없다는 부동층,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가장 많아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도 드러났다. 반면 대기업에 대해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주체라는 긍정적 인식이 족벌경영·부정부패 등의 부정적 인식을 압도했다. 앞선 세대에 비해 뚜렷한 ‘친시장’ ‘친기업’ 경향을 보인 것이다. 또 직장으로는 벤처 스타트업보다는 공기업·대기업을 선호하고 재테크방법으로는 부동산을 우선시하는 안정지향성도 2030세대의 특징이었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의 2030세대 유권자(만 18세~39세)를 대상으로 지난 12월 27~29일 사흘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와 30대의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긍정적이다’ 37.7%, ‘부정적이다’ 55.4%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남성 응답자는 66.7%가 ‘부정적’이라 답(긍정 27.6%)했고, 여성 응답자는 48.7%가 ‘긍정적’이라 답(부정 43.1%)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지역(긍정 55.7%·부정 36.0%)을 제외한 전국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지지도는 과반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음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보다 높았다. 2030 세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22.4%, 윤 후보 지지율은 12.1%로 집계됐다. 각 후보에 대한 지지강도는 20대와 30대가 뚜렷이 구분됐는데, 주요 원인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20대는 45.9%, 30대는 34.2%로 타 연령대 대비 비교적 높게 집계된 것과 관련이 깊다. 2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16.3%, 윤 후보 10.0% 였고, 3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29.4% 윤 후보 지지율은 14.6%에 머물렀다.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부분은 역시 ‘민생고를 해결’ 해달라는 요구였다. 사회갈등을 해소해줄 수 있는 대통령(19.3%), 내집 마련을 앞당겨 줄 수 있는 대통령(19.1%), 돈을 잘 벌 수 있도록 해주는 대통령(18.3%), 취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통령(14.3%), 결혼·출산·육아를 잘 하도록 해주는 대통령(13.0%), 외교를 잘하는 대통령(7.8%), 지구환경을 중시하는 대통령(4.1%), 통일을 앞당겨 주는 대통령(0.8%) 순이었다.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선 2030 대다수가 ‘긍정적 인상’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란 응답이 55.0%를 차지해 가장 많은 응답 비율을 보였고, 족벌경영과 세습(15.7%), 부정부패와 비리(13.6%),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10.1%) 등 순이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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