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시청한 후 외부로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대위 해산을 선언하고 후보의 최측근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한데 대해 “그게 물러났다고 물러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도 밖에 직책도 없는 사람이 영향력을 다 행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윤 후보의 선대위 해산 선언에 앞서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이 당직과 선대위 직책에서 사퇴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논란을 극복하고 윤 후보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로써 앞서 사퇴한 장제원 의원과 함께 ‘윤핵관’으로 지목된 3인이 모두 백의종군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가장 문제되는 사람이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여러분이 더 잘 알 텐데 나한테 물어볼 게 뭐가 있느냐”고 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후보 측근들에 대해 “내가 굉장히 불편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선대위를 같이 할 수가 없다”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별의별 소리를 측근들이 많이 했다는데, 그런 식으로 해서는 선거를 승리로 가져갈 수가 없다”며 “‘쿠데타’를 했다느니 이준석 대표와 짰다느니 이딴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도와줄 용의는 전혀 없다”고 했다.

윤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통화했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한 30초 정도 (통화)했다. 의례적인 전화였다”며 “(윤 후보가)계속해서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고 앞으로 조언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 나는 ‘알았다’고 하고 끊었지 더 뭐라고 하나”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를 겨냥해 “‘별의 순간’이라는 게 지켜지려면 쉽게 가는 게 아니다”라며 “사람을 어떻게 선택해 쓰느냐 하는 안목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건데 그런 게 없었으니 이런 현상이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발 좀 얘기를 하면 얘기를 듣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며 “별로 조언해줄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선대위 재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절대 안 일어난다”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서는 “윤 후보에 실망한 지지층이 일단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도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누가 단일화해서 대통령이 되든 나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