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존 선거대책위원회 국민소통본부의 청년 간담회 행사로 인해 청년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기존 선대위 국민소통본부가 주최한 청년 간담회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할 것으로 공지된 일과 달리 '스피커폰'으로 등장하고, 사태 수습 과정 중 박성중 의원의 해명이 또 논란을 낳은 데 대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제 참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국민소통본부에서 참석 예정이라고 공지한 일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하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런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박성중 의원에게 대통령 후보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박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제가 대신 사과한다. '실무자가 잘못 보냈다',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여명에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들어왔다'는 해명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또 "청년 의견을 듣는데 우리 편 청년과 다른 편 청년을 편가르면 되겠는가"라며 "지금껏 제 행보에 있어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철저히 반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국민소통본부는 '전국 청년 간담회'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소통본부가 윤 후보의 참석을 공지하고 연 화상회의에서 윤 후보가 권성동 전 사무총장의 전화를 넘겨 받는 식의 '스피커폰'으로 등장하자 회의 참석 청년들 사이에선 분노가 섞인 욕설도 터져나왔다.

윤 후보 측은 예고에 없던 일정에 '깜짝 등장'했다고 해명했으나 청년들과의 소통에 또 한 번 매끄럽지 않은 광경을 연출한 셈이 됐다.

'청년과의 소통'을 강조한 당일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폰석열(폰+석열)'이냐는 비난도 터져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이상섭 기자]

여기에 행사를 이끈 박성중 의원은 이와 관련해 몇몇 언론에 "이준석의 사보타주(태업)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 "청년들 중 이준석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간담회에)막 들어왔다"고 해명해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박 의원의 발언은 윤 후보에게 불만을 터뜨린 청년들이 이 대표 측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박 의원의 발언을 언급한 후 "해명은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며 "3월9일 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 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경위야 어떻든 행사 진행의 불찰로 물의를 빚게 돼 책임을 지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본 행사는 국민소통본부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국민의힘 시도당 청년위원장 등 청년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고 또한 SNS를 활성화하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라며 "윤 후보의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행사였다"고 부연했다.

애초 윤 후보 측에 참석 여부를 타진한 결과 '쉽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가능성을 열어둔 채 행사를 진행했고, 실무자가 이를 '참석 예정'으로 알림 문자를 보내 착오가 빚어졌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