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인사로 후보 달라진 모습 보여줘야”
“신지예 사퇴로 부족…젠더·게임특위 필요”
‘이준석 운전·윤석열 배달’도…유화적 제스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제안했던 ‘연습문제’는 6일 중에 ▷지하철 출근길 인사 ▷젠더·게임 특별위원회 구성 ▷플랫폼노동 체험을 하는 총 3가지였던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이 대표가 전날 “(선대본부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명시적으로 드렸다”고 했고, 이후 “(선대본으로부터) 거부됐다”고 말한 제안이다.
그런데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역에 나타나 출근길 시민들에 인사를 했다. 전혀 예고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이에 비슷한 시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던 이 대표는 ‘연습문제 중 제일 첫번째를 푼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무슨 소리냐”며 “연락받은 바도 없고, 그렇 게 생각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의견에 대해 선대본으로부터 공식적인 거부 답변을 받았고, 6일 일정으로 제안한 ‘연습문제’들이 당일 후보 공식 스케줄에 없었으니 상황은 변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권영세 의원은 윤 후보의 출근길 인사에 대해 “전격적 결정이었다, 나도 몰랐다”고 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연습문제 중 플랫폼노동 체험의 경우 이 대표가 직접 운전을 하고 윤 후보가 배달에 나서는 등 ‘갈등 봉합’ 그림까지도 연출할 수 있는 유화적 제스처였다.
지하철 출근길 인사는 윤 후보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방안이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린 2030 젊은층의 지지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 젠더·게임 특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날 권 의원에 전달했다. 단순히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직에서 사퇴하는 것만으로는 떠나간 2030세대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젠더·게임 특위의 위원장으로는 2030 청년을 대변해온 하태경 의원을 추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
플랫폼노동 체험은 이날 저녁 일정으로 제안한 것이었다. 윤 후보가 직접 배달기사로 나섬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과 함께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며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연습문제를 후보와 선대본이 어떻게 풀어주느냐에 따라 신뢰,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될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연습문제의 수용 여부가 윤 후보 선대본과의 관계 회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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