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대전략이 뭔가"…'세대 포위론' 언급
"명령하면 복귀…젊은 층 지지는 못 가져가"
"단결돼 승리 위해 가겠다는 마음만 모으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신혜원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저는 당 대표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여한이 없겠다. 하지만 승리하지 못하면 여한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자신의 사퇴를 논의하고자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한분 한분 다 '선거에서 지면 당이 해체된다'는 그것만 생각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죄송스럽지만 말하고 싶은 건 그만큼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당이 바뀌지 않으면 이야기해주고, 후보에 용감한 제언이 있으면 해달라"며 "지지층과 싸우지 말고, 이준석과 싸우지 말고, 후보자와 싸우지 말고, 우리의 안 좋은 모습과 싸워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대본 없이 28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세대 결합(포위)론'을 재차 주장했다.
그는 "선거 60여일을 앞둔 지금 시점에 이 자리에서 저는 동의하고 나가야 할 게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한 대전략이 무엇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대포위론이 동작했던 건 오세훈 서울 시장선거가 처음이었다"며 "작동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실망한, 그래서 가장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젊은 세대가 가장 중요히 생각하는 것을 우리 입으로 대신 말해주고 정책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2030세대가)강하게 호응했다. 너무 즐거워 가족마다 있는 단톡방에서 2030세대가 5060세대 부모를 설득했다"며 "오세훈 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말도 안 되는 생태탕 의혹을 막은 것은 (2030세대가)자신들의 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열심히 자료를 찾아 반박자료를 만들고 인터넷에 뿌리고 가족 단톡방에 뿌린 젊은 세대가 네거티브에 대응했다"고 했다.
또 "지금 우리 후보에게 이탈한 표 대부분은 2030세대와 40대"라며 "혹자는 제가 2030세대를 인질로 삼아 본인의 정치적 목표를 실현한다고 할 수 있다. 제가 당 대표로 행사할 수 있는 인사권을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행사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만약 오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저의 복귀를 명령한다면 저는 지정한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며 "하지만 그 방식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젊은 층 지지는 절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지난 2주 동안 선대위에 돌아올 수 없었던 이유는 많은 젊은 세대가 아직도 우리 당에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저는 그들과 함께 가려고 했다"며 "제가 당 선거 업무에 복귀할 때 단순히 개인이 책임감에 의해 복귀하는 모양새보다도 당이 다시 젊은 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해 그들이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2주간 무엇이 바뀌었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서울시장 선거 이후 우리에게 온 것으로 착각한 지지층은 4년 전 문재인 정부의 열렬한 지지층이었고 우리 당을 탄핵으로 내몬 지지층"이라며 "그들이 가장 먼저 문재인 정부에 의구심을 품고 반발했던 계기는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를 아끼는 많은 의원들이 선당후사를 말했고 '당을 위해 이 대표가 마음을 접고 당을 위해 이렇게 하자'는 말이 외람되지만 그 방법론에 동의하지 않은 게 참 많았다"며 "제 나이때쯤 되면 '당을 위해 네가 희생해라'는 말은 애초 들리지도 않는 표현이고 '당을 위해 무조건 따르라'는 표현은 설득 방식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에 최근 들어 지지율 고전을 겪는 이유는 와닿지도 않는 명분 하나만 내세우기 때문"이라며 "그럼 너 이재명 찍을거야? 문 정부 연장을 바라나? 정권교체 안 할 건가? 이 말로 접근하면 젊은 층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 대표는 전날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을 통해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연습 문제'를 제안했다가 표현과 관련해 비판을 받은 일을 놓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 용어를 썼다. 마침 권 본부장이 와서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연습문제'라고 익살스럽게 표현했다"며 "그 표현이 불편했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 언급에 일부 의원들은 "불편하다"라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정말 그 표현이 불편하시면 불편했다고 말하면 된다. 근데 이는 '비단 주머니'오 같은 용어"라며 "기분 나쁘실 수 있지만, 만약 이대로 이뤄졌다면 언론 관심도 높은 상황에서 후보와 제가 공동 선거운동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제 의도대로 들리지 않았다면 표현을 제대로 고르지 못한 불찰일 것"이라며 "제 의도가 나쁜 곳에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제 입장에서도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선 "단일화한 세력이 승리하는 비율이 단일화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역사적으로 낮다. 국민은 산술적 합으로 지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저는 단일화를 해도, 연대를 해도 그 전에 우리가 굳건한 주체로 과거 영광을 찾았을 때 해야 하고 선결돼야 하는 노력이 젊은 층의 지지 회복"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자신 있다. 우리가 방향성을 잘못 선택한 걸 활발한 토론을 통해 우리 후보가 천명한 것처럼 결의할 수 있을 때 열흘 내로 지지층이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고 설 전까지 다시 정권교체에서 강한 위치를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와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연합] |
연설 말미 이 대표가 "오직 하나, 우리가 단결돼 승리를 위해 가겠다는 마음만 모으면 내일부터 치고 올라갈 수 있고, 오늘 그런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발언을 마치자 의원들 사이에선 박수가 나왔다.
이후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되고 토론이 이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오전부터 이어진 의원들의 의총 출석 요구를 "모든 토론과정 공개"를 전제 조건으로 걸고 거부하다 설득 끝에 오후에 의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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