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화해했다. 이렇게 6일 간의 극한 대립은 막을 내렸다. 이는 지난달 3일 '울산회동'에 이은 두 번째 갈등 봉합이다. 지난 6일 두 사람은 선대위 쇄신안에 따른 인사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사실상 '결별' 수순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으나 두 사람은 늦은 오후 의총에서 손을 맞잡았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 사퇴 결의'를 추진한 의원들과 비공개로 2시간 가량 토론을 진행했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내일 후보와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오해가 풀리고 국민이 감동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윤 후보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의원총회 말미에 회의장에 나타났다. 이 대표가 의원들 앞에서 "또 도망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며 더는 선거운동에서 이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였다. 윤 후보는 "모든 게 후보인 제 탓"이라며 "대의를 위해 지나간 일을 다 털고 오해했는지도 아닌지도 다 잊자. 모두 힘 합쳐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했다.

두 사람은 이후 의총장 옆에 마련된 방에서 독대를 한 후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 등까지 합류한 회동을 했다.

'원팀' 기조를 확인한 회동이 끝난 후 의총은 공개로 전환됐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얼싸 안고, 이를 보는 의원들이 웃으며 박수를 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표는 "저는 오늘부터 1분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며 선거운동에 전면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그 순간 엄지를 높이 치켜세워 화답했다. 자리에 있던 의원들은 환호했다. 이 대표는 당사에 야전침대를 놓고 숙식을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그런 이 대표에게 "피는 물보다 진하다. 저희는 피 같은 당원"이라고 했다.

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

극적으로 손을 잡은 두 사람은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에 대한 합동 조문 일정을 맞췄다.

두 사람은 국회에서 이 대표가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전기차 아이오닉에 함께 탔다. 이 대표가 운전대를 잡고 조수석에 윤 후보가 앉았다. 뒷 자리에는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탔다.

이들은 오후 9시50분께 빈소가 마련된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형석 소방위의 빈소에 함께 들어가 조문했다. 윤 후보가 앞서고 이 대표가 뒤따르며 10여분간 빈소 3곳을 방문했다.

조문을 마친 윤 후보는 "너무 안타까운 사고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유족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사고 원인을 잘 파악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장례식장을 나선 윤 후보는 최병일 소방청 차장을 만나 "같은 사고를 막아야죠"라고 말한 후 검은색 카니발 차를 타고 자리를 떴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동승하지 않고 아이오닉에 탄 후 빈소를 떠났다. 평택으로 향하는 아이오닉에 탄 네 사람은 1시간 동안 윤 후보 지지율을 반전시킬 선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