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준석아 미안” 지지철회·탈당 잇달아
6070 “李 사퇴 못시킨 尹도 자격없다” 비판
돌아앉은 ‘세대갈등’ 다시 묶을 카드 주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세대별로 갈라진 지지층 사이 갈등과 반목은 여전하다.
2주간 이어진 내홍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2030세대에서는 “그래도 윤석열은 못 찍겠다”는 목소리가, 6070세대에서는 “이준석을 두둔하는 윤석열에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떠나간 2030 표심을 다시 끌어오는 동시에 2030과 6070을 하나로 묶어 무너진 ‘세대 연합’을 재건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대표 사퇴 결의→원팀 선언’ 급반전에 격앙된 일부 지지층들 사이에서는 지지 철회와 탈당 선언까지도 잇따르는 상태다.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준석아 미안하다, 그래도 난 윤석열 못 찍는다”, “이준석은 할 만큼 했고, 난 안철수로 간다”, “세 번은 안 속는다” 등의 글이 다수 등록됐다. ‘세 번’은 앞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치맥 회동(지난해 7월25일)’과 ‘경의선 회동(지난해 11월6일)’, ‘울산 회동(지난해 12월3일)’ 등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도 재차 갈등을 겪은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과 보수 유튜버 채널의 댓글에서는 “윤석열 결정은 지지했던 당원과 국민에 대한 배신”, “이준석이 있는 한 윤석열 당선은 불가하다”, “이준석을 사퇴시키지 못한 윤석열도 자격없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당원은 50대 이상이 다수를 차지한다.
현재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는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6070에서는 ‘대표 탄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다. ‘안티 윤석열’ vs ‘안티 이준석’으로 요약되는 사실상 ‘세대 내전’ 양상이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 전날 오후 ‘청년보좌역 간담회’다. 이 자리에서 청년보좌역들은 윤 후보에게 “이 대표를 왜 버리나”, “후보 곁에 간신, 아첨꾼, 정치기생충 같은 ‘십상시’가 가득하다”, “이 대표를 내치고선 이길 수 없다” 등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반면, 같은 시간, 청년보좌역 간담회가 열린 여의도 당사 밖에서는 6070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이준석 탄핵 촉구’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당사 안과 밖에서 동시에 정반대의 주장이 분출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의 핵심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는 이념·진영 논리에서 자유롭다. 실제로 “그래도 이재명을 찍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전통적 지지층인 6070세대와 달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로의 일부 지지세 이동도 관측된다. 윤 후보는 최근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뿐만 아니라 안 후보에게도 밀리는 상태다.
전날 이 대표가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의원들께서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저는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 하지만 그 방식으론 젊은층 지지는 절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며 “‘너 이재명 찍을거야?’란 말로 접근했을 때 젊은층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경우 부동층 비율이 매우 높은데다 아예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세대 연합(결합)’을 복구하는 것을 넘어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하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와 이 대표의 화해는 ‘세대 연합’ 복귀를 위한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화해를) 안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빠져나간 (2030) 지지율이 한 번의 이벤트로 복귀할 수 있을까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어제 포옹하고 화해한 것이 ‘마음에서 우러난 진정성 있는 행동이었나’가 입증돼야 할 것”이라며 “다만, 부인 김건희씨 문제, 자질 논란, 윤핵관 등 후보 본인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만큼 (지지율 회복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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