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일부 조사에서 15% 넘겨… 선거비 100% 보전 분기점
安, 독자 완주 가능성 커져… 尹 후보와 단일화 논의 불가피
성공적 야권연대는 DJP연합… 文-安 연대는 본선에서 실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새해 들어 급부상하면서 여야 양강 구도로 진행되던 대선판이 3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표 분산 효과 가능성에 반색하면서도 ‘화려한 단일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유권자들로부터의 ‘단일화‘ 압박이 거셀 전망이다. 야권 내에서 ‘3자 필패론’이 부상할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 후보 사이 단일화 전략·전술이 후보등록일(2월 15일) 전까지 치열하게 펼쳐질 개연성이 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망향의 동산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연합] |
▶새해들어 安 급등= 지난 7일 발표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조사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율은 36.0%, 윤 후보는 26.0%, 안 후보는 15.0%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호감도에선 안 후보가 38%로 가장 앞섰고, 이 후보 36%,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30%, 윤 후보 25% 순이었다.
OBS가 미디어리서치에 지난 4일~5일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선 이 후보가 40.3%, 윤 후보가 37.0%, 안 후보가 9.2%, 심 후보 3.6% 등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관이 지난주(12월 27일~1월 2일)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은 지지율이 42.8%에서 2.5%포인트 하락했고, 윤 후보는 35.5%에서 1.5%포인트 상승했으며, 안 후보는 5.7%에서 3.5%포인트 올랐다.
UPI뉴스 의뢰로 리서치뷰가 지난 4~6일 사이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선 이 후보 41.0%, 윤 후보 38.0%, 안 후보 13.0%, 심 후보 3.0% 순으로 집계됐다. 안 후보에 대한 18세~20대의 지지율은 지난해 연말 조사(15%) 때보다 12%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MBN·매일경제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선 이 후보가 38.5%, 윤 후보는 34.2%, 안 후보 12.2%, 심 후보는 3.3%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 후보 지지율이 두자리수를 기록한 것은 같은 기관이 실시한 조사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은 50.3%였고, ‘여당이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6.5%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망향의 동산을 찾아 참배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
지난 6일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5일 사이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에선 이 후보 36.0%, 윤 후보 28.0%, 안 후보는 12.0%, 심 후보는 2.0%로 각각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새해들어 여러 기관이 실시한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면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과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로 요약된다. 연말·연시 사이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내홍 사태, 새로운 선대위 구성 및 이준석 당대표와 윤 후보사이의 갈등 양상 등이 반복되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확인 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폭이 ‘급등’ 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15%를 넘긴 것은 주요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선거법상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후보는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이 때문에 ‘지지율 15%’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는 각 대선 후보의 독자 완주 여부를 가늠짓는 주요 잣대로 평가된다.
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이상섭 기자] |
▶野 ‘3자필패론’ 부상= 자당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국민의힘 지도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추세로 확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30 귀환’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MBC라디오에 출연 국민의힘에서 대거 이탈한 청년표심과 관련해 “언제든 방향성만 잘 설정하면 그중에 상당수를 다시 확보할 수 있다”며 “우리 당에서 이탈한 20대 지지율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 때로는 허경영 후보로 갔지만, 이재명 후보로 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재명·윤석열 후보 두 분 다 10∼20%대의 20대 지지율을 기록한 조사가 많은데, 나머지 40∼50%는 관망세”라며 “(윤 후보가) 속도감 있게 빨리 방향성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건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2030 세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일~4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9.1%, 윤 후보는 26.0%, 안 후보는 10.6%, 심 후보 3.1% 등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을 세대별로 살펴보면 윤 후보가 이 후보 지지율을 앞서는 연령대는 60대 이상 세대가 유일했다. 나머지 연령층에선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섰다. 18~29세에선 이 후보 26.6%, 윤 후보 10.5%였고, 30~39세에선 이 후보 37.8%, 윤 후보 18.3%, 40~49세에선 이 후보 54.1%, 윤 후보 16.7%, 50~59세에선 이 후보 52.0%, 윤 후보 27.7%로 집계됐다. 60~69세에선 이 후보 31.4%, 윤 후보 41.5%였고, 70세 이상에선 이 후보 26.2%, 윤 후보 47.4%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출근하며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이상섭 기자] |
같은 기관이 지난해 12월 17일~19일에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 후보 33.7%, 윤 후보 34.2%, 안 후보 4.8%, 심 후보 4.8% 였다. 이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세대별 지지율은 18세~29세 이 후보 19.6%, 윤 후보 20.7%, 30세~39세 이 후보 33.1% 윤 후보 22.1%, 40~49세 이 후보 48.8%, 윤 후보 20.8%, 50~59세 이 후보 46.0% 윤 후보 35.8%, 60~69세 이후보 27.2% 윤 후보 52.4%, 70세 이상 이 후보 21.6% 윤 후보 60.1%를 기록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여러 조사기관에서 추세로 확인되고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야권 내에선 ‘3자 필패론’이 부상하고 있다. 대선까지 남은 시일이 촉박한만큼 지지율 수위를 달리는 야권 후보들 사이 후보를 하나로 합치는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이 3자 필패 위기감이 반영된 현상이다. 문제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단숨에 15% 지지율을 넘으면서 ‘후보 단일화’ 방정식이 이전 대비 보다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단일화 협상에 임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연합] |
▶후보 단일화… 야권 단골메뉴= 역대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는 주로 야당 후보들의 단골 메뉴였다. 대선 결과로만 놓고 보면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대선에서 패한 사례도 있고, 단일화에 성공해서 대선에서도 이겼던 전례도 있다.
야권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던 첫 사례는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의 ‘DJP 연합’이 시초다. 김종필 총재는 단일화 조건으로 의원내각제를 내걸었으나, 김대중 대통령은 결국 임기말까지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1997년 대선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진 뒤 불과 1달도 안된 상황에서 치러졌으나 김대중 대통령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2%도 안되는 박빙차 신승을 거둔 사례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다시한번 누른 대선이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비리 등 악재가 겹치면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했고 이 때문에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이 발족하면서 정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결국 노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됐으나 정 후보가 대선 당일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으나 노 후보가 대선에서 이겼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012년 11월 23일 대선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당시 후보는 대선 당일 12월 19일 오전 대선 투표 직후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바 있다. [연합] |
실패한 단일화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사이의 단일화로 기록돼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문항과 설문조사 방법 등을 사이에 두고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다가 2012년 대선(12월 19일)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인 2012년 11월 23일 안 후보가 후보직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단일화를 이룬 사건이었다. 그러나 양측이 모두 합의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 야권 후보가 단일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를 상대로 한 ‘단일화 압박’ 여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일~4일 사이 실시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76.5%가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국민의당 지지층 74.2%도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선 74.6%, 정의당 지지층에선 59.1%,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65.2%를 기록했다. 보수야권 지지층 가운데 과반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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