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정치권에 정용진발(發) ‘멸공’ 논란이 불어 닥쳤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 해시태그를 단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비판을 쏟아내는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달걀, 파, 멸치, 콩’ 이른바 ‘달·파·멸·콩’ 인증이 잇따르며 정 부회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8일 오후 방역패스와 물가 점검 차원에서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장을 보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로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을 달았다.

온라인에서는 윤 후보의 해시태그가 ‘멸공’ 해시태그로 논란에 휩싸인 정 부회장을 두둔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또, ‘달걀과 파’를 축약한 ‘달파’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지지층인 ‘문파’를 의미하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윤석열 공약위키’ 사이트에 공개된 ‘인공지능(AI) 윤석열’도 “이마트에서 장을 잘 봤느냐”는 누리꾼의 질문에 “장보기에는 좀 진심인 편입니다. 윤석열은 이마○, 위키윤은 슥○에서 주로 장을 봅니다”라며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 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주말 보내세요”라고 답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덕대게, 꽃게탕, 낙지볶음 먹고 힘내자.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나는 요리를 구상해봐야겠다”고 올렸다. 해시태그로는 ‘#대게수호 #멸공’을 달았다. 정 부회장은 “멸공은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이라며 “나의 멸공은 저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향함을 다시 밝히는 바입니다“라고 썼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을 본 인증사진을 올리며 "멸치, 약콩, 자유시간 그리고 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국가 밖에 없을텐데. 멸공! 자유!"란 글을 썼다. [나경원 페이스북]

국민의힘에서는 ‘멸공 챌린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대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멸치, 약콩, 자유시간(초콜릿바) 등을 카트에 담는 사진을 올렸다. 나 전 원내대표는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 밖에 없을 텐데”라며 “멸공! 자유!”라고 했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콩을 구입하는 인증 사진과 “주말엔 달파멸콩”이라는 글을 올렸다.

여권에서는 정 부회장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는 상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별 회장이 있다”며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태년 민주당 전 원내대표 역시 “정용진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신세계는 앞으로 중국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의 그런 한 마디가 중국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기업과 종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라”고 경고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쯤부터 “공산주의가 싫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멸공’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