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범야권에서 난데 없이 '장보기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멸치·콩'(멸공)에 이어 '자유시간', '대파·장어·동태'(대장동) 등 장바구니 목록 공개 릴레이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김정화 전 민생당 대표는 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참 늦었다. 대파, 장어, 동태"라며 "빨리 사러 갑시다. 대장동"이라고 썼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따라붙는 이른바 '대장동 의혹'을 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검(찰),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수주째' 여전히 소환 조율 중, 다 아는 '그분'의 실체, 검찰만 오리무중"이라고도 했다.
김정화 전 민생당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
범야권에서는 이번 주말 내내 '멸공 인증' 릴레이의 열기가 뜨거웠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전날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장을 보는 사진을 올린 후 #멸치, #콩 등 해시태그를 달자 당내 인사들이 이틀쨰 이와 비슷한 장바구니 목록을 게시하고 있다.
'멸공'의 사전적 의미는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앞서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74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6일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눈길을 끈 가운데 윤 후보가 이를 이어 받으며 정치권의 이슈로 번진 것이다.
윤 후보와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맞팔'하고 있다.
여권 측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에 트위터에 정 부회장 게시물을 겨냥,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저격했다. 정 부회장은 이 글을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후 '리스팩'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리스팩'은 존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해 반어적 의미로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연합] |
공약플랫폼인 '위키윤'을 통해 활동하는 'AI 윤석열'은 전날 이마트 장보기 후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장보기에 진심인 편"이라며 "윤석열은 이마○, 위키윤은 스○에서 주로 장을 본다.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이라고 했다.
'달파'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지칭하는 '문파'를 떠오르게 한다는 말이 나온다.
윤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에 멸치볶음과 콩조림을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하는 영상과 함께 '멸공 챌린지'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을 올렸다.
전날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장 보는 사진과 함께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콩, 자유시간, 그리고 토요 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멸공, 자유"라는 글을 썼다.
윤 후보와 같은 '여수 멸치' 제품을 손에 들고, 촬영 구도도 비슷히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나도 공산당이 싫어요. 멸공"이라고 했다. 배경 화면에는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바탕이 칠해졌다.
김진태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콩을 구입했군요"라며 "다 함께 멸공 캠페인 어떨까"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