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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픽]친구 죽게하고 모친 모욕한 中 ‘이별살인’ 패륜녀 6년만에 처벌
친구를 자신의 ‘이별살인’의 피해자로 만든 류신(왼쪽)과 살해당한 장거(오른쪽)가 함께 찍은 사진. [환추왕 캡쳐]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6년 전 중국과 일본을 발칵 뒤집은 재일 중국 유학생 ‘이별 살인’ 사건이 중국 사회를 다시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친구가 희생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과는 커녕 친구의 모친까지 수년에 걸쳐 모욕한 류신(劉鑫)이라는 여성이 마침내 중국 법원에서 처벌을 받으면서다.

중국 언론 환추왕에 따르면 피해자인 장거(張歌)의 모친 장추롄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전말과 전말과 칭다오시 청양구 인민법원이 전날 판결한 1심 재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2016년 11월 3일 새벽, 당시 24세의 재일 중국 유학생 장거는 그녀의 룸메이트 류신의 전 남친인 천스펑(陳世峰)이 휘두른 흉기에 11차례 찔려 사망했다.

장거는 류신-천스펑 커플의 이별스토킹의 피해자다. 류신은 천스펑이 전날 오후 자신을 해치려고 집 근처에 은신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친구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친구를 방패막으로 삼으려 했다. 천스펑의 살의를 감지하고 지하철역에서 장거를 기다렸다가 같이 귀가했고, 천스펑이 쫓아오자 아파트 문을 열고 혼자만 안으로 피한 후 장거의 발이 문에 걸렸음에도 억지로 문을 닫아 버렸다.

류신이 안으로 피해버리자 천스펑은 밖에 남아있는 장거를 향해 흉기를 휘들렀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류신은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집 안에 숨어 있었다.

당시 사건의 잔혹성과 도의적 문제로 인해 일본과 중국 모두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류신의 패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류신은 법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모든 정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술했다. 사건 당시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도 했다. 천스펑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류신은 의도적으로 장거 어머니와의 접촉을 피했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사건의 결정적인 증인이자 딸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류신과 도저히 만날 길이 없자 장거 모친은 자신의 SNS와 언론을 적극적으로 동원하기에 이른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류신과 그 가족의 신상을 공개하고, 언론사 제보 등을 통해 류신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그러자 류신은 장거가 자신을 흠모한 동성애자였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리기도 했다. 장거 어머니를 죽은 딸을 팔아 돈 버는 비정한 엄마로 매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을 옹호하는 이들로부터 현금 후원을 받기도 했다.

피해자 장거의 모친 장추롄.

류신은 장거 모친에게 춘제(春節) 때 “가족들과 다 같이 모여 행복한 한 해 되세요. 아줌마, 피로 만든 만두 맛있어요?”라며 과다출혈로 죽어간 딸을 상기시키는 말로 장거 모친에게 상처를 주고 모욕했다. 이후에도 그녀는 익명의 계정으로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해가며 장거 모친을 괴롭힌 것으로 확인됐다.

장거 모친은 결국 2019년 10월 28일 류신을 고소했다. 그리고 딸이 사망한지 5년이 넘은 올해 10일 류신을 상대로 한 1심에서 승소했다. 칭다오시 청양구 인민법원은 류신의 민사상 과실과 책임을 인정해 69만6000위안(약 1억3000만원)의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환추왕에 따르면 판결이 난 후 장거 모친은 이 판결문을 딸에게 보여주러 가야겠다. 엄마가 결국 해냈다고 말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중국 언론들도 “5년 만에 해냈다. 엄마의 힘”이라며 장거 모친을 응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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