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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女 3000m계주 은메달
최민정 특유 질주 中제치고 2위
악조건서 길어올린 값진 메달
“다음에 더 멋있게 타볼게요!”
선수도 국민도 모두 함박웃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계주 3000m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

“(안 좋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얻은 결과여서 후회는 없습니다.”(최민정)

“다음 종목에선 더 재미있게, 더 멋있게 타볼게요!”(이유빈)

선수도 웃고 국민도 웃었다. 목표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었다. 고단한 훈련이 있었고, 훈련보다 더 힘겨운 상황들이 있었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오로지 실력과 팀워크로 길어 올린 메달은 그래서 금빛보다 더 눈부셨다.

한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000m 여자계주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과 이유빈, 김아랑, 서휘민이 나선 한국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3000m 여자계주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4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특유의 아웃코스 질주로 캐나다까지 제치며 2위로 골인했다. 동메달은 중국이 가져갔다.

한국은 올림픽 3연패엔 아쉽게 실패했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부터 3연속 메달을 획득하며 신화를 이어갔다. 한국 여자 계주는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무려 6개의 금메달을 휩쓴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갖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민정과 함께 여자 대표팀 투톱을 이뤘던 심석희가 평창 올림픽 당시 최민정과 김아랑을 험담하고 비하한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대표팀이 크게 흔들렸다. 국가대표 선발전 1위 심석희는 징계로, 3위 김지유는 발이 부러지는 큰 부상으로 한꺼번에 올림픽에서 제외됐다. 차순위 선수들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올림픽을 앞두고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사실상 메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둔 은메달은 기적과도 같았다. 최악의 상황 속에도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린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선수들은 레이스 후 태극기를 흔들며 활짝 웃었다. 시상대에선 네덜란드·중국 선수들과 단체로 셀카를 찍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은 인터뷰에서 서로에게 공을 돌리며 단단한 결속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민정은 온갖 악재를 뚫고 언니,동생들과 팀워크로 뚫어내 값진 메달을 거머쥔 데 대해 만족해 했다. 1000m 은메달을 딴 후 ‘폭풍오열’을 했던 모습과 대조를 보였다.

최민정은 “여자 계주에서 늘 좋은 성적을 냈던 터라 우리도 기록을 이어가고 싶었다”면서도 “(이런 안 좋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얻은 결과여서 후회는 없다. 여기에 있는 동료들, 그리고 함께 훈련해준 남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원들은 잘했는데 내가 부족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3회 연속 계주 메달을 따낸 맏언니 김아랑은 “민정이가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 부담을 덜어주려고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그렇게 속 시원하게 다하고 나온 것 같아 은메달도 너무 값지다”고 말했다. 막내 서휘민도 “많이 긴장됐는데 언니 오빠들이 많이 도와주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평창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이유빈은 SNS를 통해 메달 기쁨을 드러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라고 밝힌 이유빈은 BTS의 RM이 쇼트트랙 여자계주팀의 사진과 함께 ‘멋’이라는 글을 게시하자 이를 곧바로 공유했다. 이유빈은 “올림픽 너무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종목 더 재밌고 ‘멋’있게 타볼게요. 7년째 아미 겸 올림픽 출전 선수”라며 감사와 기쁨을 표했다.

유례없는 악조건 속에 귀중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자계주팀은 최고의 실력과 끈끈한 팀워크에 위기 극복 능력까지 보태며 한단계 더 진화했음을 알렸다.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은 오는 16일 1500m에서 다시한번 빛나는 역사에 도전한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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