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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 출신 TV해설위원 홍수…빛과 그림자
시청률 확보엔 '보증수표'
전문성엔 '미지수'인 경우도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민규가 1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스포츠팬들에게 올림픽은 무엇보다 즐거운 이벤트다. 태극기를 단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모습은 보는 이를 흥분케한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다르지 않다. 과거보다 메달획득 목표는 낮아졌다고 하지만 그런 결과에 일희일비하던 시대는 이제 저물어버렸다.

스포츠팬들은 경기장의 선수들을 보며, TV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전문가들의 현장감 넘치는 해설에 많은 도움을 얻고 그들의 텐션에 따라 같이 웃고 울기도 한다. 이번 대회의 공중파 3사 해설위원 라인업에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즐비하다.

최근 국제 스포츠대회 중계를 보면 해설위원들 대부분이 ‘화려한 경력의 스타급 선수들’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에는 대학교수, 지도자, 국내 대회에서 많은 중계경험이 축적된 전문해설위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하계올림픽은 물론 동계올림픽에서도 이제 스타출신 해설위원이 주류가 된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이런 추세는 방송사측의 '니즈'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동계올림픽의 경우 가장 시청률이 높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채널 경쟁이 치열하다. 어떤 해설위원이 나오느냐는 채널을 결정하는 커다란 변수가 된다. 동시간대에 같은 종목을 3사가 동시중계하는 것에 대한 전파낭비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었고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아직은 3사가 맞대결(?)해서 시청률 전쟁을 펼친다고 볼 수 있다.

스타출신들이 경기장이 아닌 중계석에서 마이크를 잡고 다양한 뒷얘기와 함께 선수와 얽힌 개인사를 풀어가며 해설하는 것이 나쁠리는 없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조금씩 불거지는 문제는 시청자를 고려하지 않은 '사적대화에 가까운 해설멘트'와 '전문성이 부족한 해설'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알릴만 하지만, 중계중에 마이크에 대고 ‘이쪽을 봐라’, ‘○○야 축하해’라고 큰 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해설위원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많은 해설위원들이 오래 준비해서 현장에 가기도 하지만, 일부 해설위원들은 특별히 시청자들을 위해 선수의 준비과정이나 해당 종목 판도 등에 대해 설명할 만큼 준비를 했는지 의아한 경우도 적지 않다.

선두로 달려도 좋고, 뒤에 처져도 좋고, 준비한대로만 하면 충분하다는 등 '덕담해설'은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와 친하고, 코치와도 잘 알고, 같은 무대에 서본 선배이기에 따가운 질책이나 문제점을 거론하기 곤란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게 해설위원의 역할이 아닐까. 일부 비인기종목의 해설이 차분하면서 전문적이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해설위원을 맡은 스타급 선수들이 영입하기 쉬운 인물은 아니다. 앞으로 한국 스포츠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데, 자칫 '리액션 강자'로 이미지만 소비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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