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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보이콧해야”…‘도핑 메달’에 전세계 분노
‘도핑 위반’ 발리예바 출전 허용
“IOC가 도핑 허용한 꼴” 맹비난
김연아도 “원칙은 지켜져야” 일침

피겨스케이팅 ‘신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16·사진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도핑 위반에도 베이징 올림픽 출전 길이 열리면서 사실상 ‘도핑 메달’이 현실화됐다. 전세계 스포츠는 발리예바의 출전을 허용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성토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CAS는 14일 도핑 위반 통보를 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CAS는 판결 사유로 ▷발리예바가 WADA 규정에따라 만 16세 미만의 보호대상자(Protected Person)라는 점, ▷양성 반응이 올림픽 기간 나타난 게 아니라는 점, ▷이번 출전을 불허할 경우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준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발리예바는 15일 쇼트프로그램, 17일 프리스케이팅에 정상 출전한다. ‘도핑 금메달’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쿼드러플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올시즌 세계기록을 9차례나 경신한 발리예바는 적수없는 금메달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더라도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도핑 규정 위반자 발리예바와 불공정 경쟁을 벌여야 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미국과 영국 언론, 세계적인 피겨스타들, 팬들은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CAS의 끔찍한 결정”이라며 “이번 판결은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 규칙대로 경기하는 선수들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일인가”라고 개탄했다. 영국 BBC는 “많은 이들이 15세 선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한 분노, 이번 판결 과정에 대한 실망과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IOC는 사실상 러시아가 앞으로도 계속 부정행위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는 미국 야후스포츠 기사에는 “미국은 당장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철회하고 돌아와야 한다” “최소한 피겨 여자싱글 선수들은 경기를 보이콧해야 한다” “더이상 올림픽을 즐길 수 없게 됐다” 등 수백개의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세계적인 피겨스타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자신의 SNS에 검은색 이미지를 올리고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게시물엔 9000개에 가까운 찬성 댓글이 달렸고, 한 외국팬은 “여왕의 말씀”이라고 강한 지지를 표했다.

1998 나가노 올림픽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인 타라 리핀스키(미국)는 “이번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출전을 허용해선 안된다. 우리 스포츠에 영원히 상처를 남기는 일이 될 것이다”고 했다. 미국의 남자 피겨스타 조니 위어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다.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깨끗한 선수들과 경쟁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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