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킵 김은정이 14일 한일전서 하우스로 향하는 스톤을 바라보며 스위핑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 컬링에 일격을 당하며 연승행진이 좌절된 일본이 4년 전 설욕에 실패했다며 충격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팀 킴'의 스킵 김은정의 컴퓨터 샷에 대한 경탄도 감추지 못했다.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선영·김영미·김초희)은 14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풀리그 6차전에서 일본을 10-5로 물리쳤다.

4연승(1패)으로 2위를 달리던 일본의 '팀 후지사와'는 팀 킴의 일격에 연승 행진이 좌절됐다. 특히 평창 올림픽 준결승 패배의 설욕을 다짐하며 한일전에 나섰던 터라 충격은 더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5일 '다시 그녀들에게 막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대표팀이 중요한 지점에서 실수해 평창의 패배를 설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평창 대회 준결승에서 연장전 끝에 일본이 패했던 숙적"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4연승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한국전에서 곳곳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설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국 스킵 김은정과 일본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 [연합]

도쿄스포츠는 스킵의 샷 성공률에서 희비가 엇갈렸다고 했다. 이 매체는 "일본의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의 샷 성공률이 71%로 저조한 데 반해 한국의 스킵인 '안경선배' 김은정은 90%에 달했다. 경이로운 샷이 승부를 갈랐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김은정이 3엔드에서 2개 스톤을 한 번에 쳐내는 등 샷 성공률이 90%에 이르렀지만, 후지사와는 빙판을 잘 읽지 못하고 실수가 잦아 샷 성공률이 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경선배의 샷이 너무 정확해 일본이 파고들 틈이 없었다"며 "후지사와는 '오늘 패배에서 배울 것이 많았다'고 되돌아 봤다"고 전했다.

팀 킴은 2연패 뒤 귀중한 1승을 챙기면서 현재 3승 3패를 기록, 영국·캐나다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10개국이 풀 리그를 벌여 상위 4개 나라가 4강 토너먼트를 치러 순위를 정한다. 스위스가 5승 1패로 단독 1위, 미국과 일본, 스웨덴이 4승 2패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16일 오전 스위스, 오후 덴마크와 연달아 맞붙고 풀리그 마지막날인 17일 세계랭킹 1위 스웨덴과 맞붙는다. 남은 세 경기에서 2승 이상을 해야 4강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다. 팀 킴이 평창의 감동 드라마를 베이징서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