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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도적 레이스…최민정의 클래스는 남 달랐다
‘쇼트트랙 한국’ 완벽한 해피엔딩
쇼트트랙 女1500m 2연패 성공
文대통령 “과연 최민정” 축하
한국선수단 금2·은3 획득
통산 53개로 단독1위 굳건
중국은 ‘판정의혹’ 종목서 금2개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2연패를 확정한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는 최민정. [연합]

“10대 시절 평창올림픽 2관왕으로 명성을 얻은 그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ESPN) “1000m 은메달로 눈물지은 ‘쇼트트랙 여왕’의 성공적인 바운스백.”(CNN)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압도적 레이스였다. 이전과 다른 전술로 경쟁자들의 허를 찔렀다. 결승선 1~2바퀴를 남긴 시점 폭발적인 아웃코스 질주가 그의 전매특허였지만 이날 결승서는 8바퀴를 앞두고 일찌감치 선두로 뛰쳐 나갔다. 이날을 위해 근력과 체력을 단단하게 쌓아 놓은 그의 파워 레이스를, 경쟁자들은 뻔히 보고도 따라잡지 못했다. 쇼트트랙 여왕의 완벽한 엔딩이었다. 최민정(성남시청)이 16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클래스가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선수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건 여자 1000m의 전이경(1994 릴레함메르, 1998 나가노)에 이어 처음이다. 또 개인통산 5개(금 3·은 2)의 메달을 획득, 전이경(금 4·동 1), 박승희(금 2·동 3·이상 쇼트트랙), 이승훈(금 2·동 3·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한국인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공동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최민정에게 축전을 보내 “해낼 줄 알았다. 과연 최민정”이라면서 “올림픽 무대에서만 벌써 다섯개의 메달을 획득한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두려움 없는 도전과 땀방울이 다음 올림픽으로도 이어져 더 멋진 길을 열어가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숱한 악재와 절망의 늪에서 길어올린 금메달이라 더욱 값졌다. 4년 전 최민정은 전종목 석권을 노릴 만큼 적수가 없었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달랐다. 심석희 사태로 큰 충격을 받은 데다 시즌 중 무릎 부상을 입으며 심신이 성치 않았다. 에이스라는 부담감도 어깨를 짓눌렀다. 꾹꾹 참아냈던 심적 고통은 1000m 은메달을 따낸 후 터져 나왔다. 소리를 내며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최민정은 3000m 계주 은메달과 주종목 1500m 2연패에 성공한 뒤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최민정은 “정말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 1000m 끝나고 많이 울어서 후련했던 것 같다. 지금은 마냥 기쁘다”며 “평창에서 경험을 쌓았으니 두번째 올림픽은 괜찮을 거로 생각했는데, 역시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계를 얼마나 더 넘어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 초반에 잘 안 풀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가 막판에 좋은 결과를 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최민정의 타이틀 방어와 함께 이탈리아의 레전드 아리안나 폰타나가 500m를,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1000m를 각각 2연패하는 진기록도 세워졌다. 스휠팅은 “최민정, 폰타나와 함께 평창 올림픽 타이틀을 방어했다. 엄청나게 특별한 일이고, 우리 스스로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남자계주도 이날 12년 만에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쇼트트랙은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대회 초반 2000m 혼성 계주에서 넘어져 메달 도전에 실패하고, 남자 1000m에선 중국 홈텃세와 편파 판정의 피해를 입었지만 더욱 단단해진 팀워크와 세계 최고의 기량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서 5개의 메달(금 2, 은3)을 따내며 역대 올림픽 메달 개수를 53개로 늘렸다. 중국과 캐나다가 37개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코치진을 영입하며 전종목 석권을 노렸던 중국은 판정 의혹이 불거진 혼성계주와 남자 1000m서 우승한 뒤 더이상 금메달을 보태지 못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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