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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연→주연’ 정재원, 스피드스케이팅 금빛 피날레 선봉
19일 매스스타트 출격
평창서 이승훈金 희생양 논란
베이징선 주연으로 메달 사냥
김보름도 아픔딛고 2연속 메달 도전
정재원.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막내에서 에이스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정재원(의정부시청)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의 금빛 피날레 선봉에 선다. 10대 나이로 출전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던 그가 4년 만에 에이스로 우뚝 서 메달 사냥에 앞장서는 것이다.

정재원은 19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격한다. 베이징올림픽의 마지막 빙상경기다.

출전 선수들이 동시에 출발하는 매스스타트는 레인 구분 없이 400m를 16바퀴 도는 종목이다. 4, 8, 12바퀴째 1~3위에게 각각 5·3·1점을 주고, 마지막 바퀴의 1~3위에게는 60·40·20점씩을 부여해 총점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평창올림픽 때 신설됐고 초대 챔피언이 이승훈이다.

정재원이 당시 이승훈이 금메달을 딸 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경기 후 메달 획득을 위해 어린 선수를 희생양 삼았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정재원은 "강압적으로 희생을 강요받지 않았다. 좋은 팀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반박했다.

이번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4년간 무섭게 성장한 정재원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나선다.

정재원은 2019-2020 시즌 ISU 월드컵 1차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위에 올랐고, 월드컵 6차대회 파이널에선 극적인 명승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엔 월드컵 3차대회 4위, 4차대회 6위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 세계랭킹은 4위로, 메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바르트 스빙스(1위·벨기에), 안드레아 지오바니(3위·이탈리아), 조이 만티아(8위·미국) 등 강자들과의 치열한 레이스 속에 빠르게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승부 전략을 판단해야 하는 게 관건이다.

정재원은 부쩍 자란 기량만큼 한결 여유가 넘친다. 그는 "평창올림픽 때는 훈련할 때마다 긴장이 됐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겨서 훈련 때도 집중이 잘 된다"면서 "다만 매스스타트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집중해야 한다.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훈. [연합]

디펜딩챔피언이자 맏형인 이승훈은 대기록에 도전한다. 앞선 세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 5개(금 2·은 3)를 획득한 그가 이번 경기에서 메달을 추가할 경우 사격 진종오(금 4·은 2), 양궁 김수녕(금 4·은 1·동 1) 등 한국인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올 시즌 세계랭킹은 정재원보다 한 단계 낮은 5위이지만 종목 특성상 노련함과 관록을 앞세운 이승훈이 치열한 수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

같은 날 열리는 여자 매스스타트에는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보름이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김보름에게는 평창의 아픔을 완전히 날릴 무대가 될 수 있다. 김보름은 당시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 논란으로 심한 비난을 받았지만 강한 정신력을 발휘해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쾌거를 일궜다. 하지만 빙판 위에 엎드려 사죄의 큰절을 한 김보름에게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보름. [연합]

김보름은 왕따 논란에 얽힌 노선영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시작했고, 16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김보름은 17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심경글을 올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며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비록 4년 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냈던 선수로 많은 이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보름이 베이징에선 활짝 웃으며 큰절 세리머니를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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