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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기대 이상의 성적...‘최고의 원팀’ 보여줬다
금2 은5 동2…종합 14위
쇼트트랙 여자계주 3000m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베이징 도전기가 마무리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중 이번 대표팀 전력이 약했다거나, 금메달 1개 혹은 2개를 따낼 것이라는 국내외의 전망도 있었지만 한국선수단은 잘 싸우고 돌아왔다.

지난 해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 역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변수는 대표팀을 힘들게 했다. 꾸준히 대회를 치러낸 유럽이나, 동계종목 인프라가 풍부한 북미 등 서구와 달리 한국은 국제대회 참가도 어려웠고, 훈련시설도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터진 추문과 주전 선수의 부상 소식도 출발 전 한국대표팀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대회초반 불거진 편파판정 논란=한국이 첫 금메달을 기대했던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예선탈락한 가운데 중국이 석연찮은 판정 속에 금메달을 가져갔다. ‘중국의 홈 텃세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이준서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실격되면서 선수단과 국내 팬들은 할 말을 잃었다.

▶첫 메달 김민석 ‘선수단에 힘 되고 싶었다’ 발언에 분위기 반전=8일 오전 금메달 후보였던 스노보드의 이상호가 8강전에서 간발의 차이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오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김민석이 한국의 첫 메달인 동메달을 따냈다. 김민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첫 메달이 될 줄 상상 못했다. 불의의 사건이 있어서 저라도 오늘 메달을 따서 한국선수단에 힘이 되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서로 힘이 되어주고 응원하는 모습은 한국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황대헌 최민정 금메달…남녀 계주 은메달 쇼트트랙 종합1위로 마무리=9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는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이 모두 결선에 올라 황대헌이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조금의 판정시비 여지를 피하기 위해 외곽으로 추월하거나 일찌감치 스퍼트하는 황대헌의 레이스는 압도적이었다. 여자 1500m에서도 최민정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에 걸맞게 압도적인 레이스로 우승하며 평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정상급 기량을 갖고도 올림픽 메달과 인연이 많지 않았던 남자 계주가 12년만에 은메달을 차지했다. 종반 한순간 삐끗하면서 선두자리를 내준 것이 아쉬웠지만 금메달 만큼 값진 열매였다. 결국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쇼트트랙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박수받은 피겨·컬링·김보름·이승훈 정재원=남녀 피겨의 활약도 괄목할만했다. 차준환이 내로라하는 강자들 사이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치며 5위를 차지했고, 유영과 김예림이 나선 여자부에서도 유영이 6위, 김예림이 9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차민규가 은메달을 따낸 것도 돋보였다.

여자컬링 ‘팀 킴’이 17일 예선 최종 9차전에서 세계랭킹 1위 스웨덴에 석패하면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컬링 불모지 한국이 평창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은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도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34세의 베테랑 이승훈과 21세의 정재원은 평창에 이어 또 다시 매스스타트에 나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 당시 정재원이 페이스메이커로 활용됐다며 금메달을 따고도 마음고생을 했던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정재원과 함께 양보없는 레이스를 펼쳤고 나란히 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들고 사이좋게 링크를 돌았다.

여자부의 김보름은 4년전 ‘왕따 레이스’ 논란이 제기된 뒤 오랜 기간 정신적 부담과 마음의 상처를 견뎌낸 끝에 다시 출발선에 섰고 5위로 골인했다. 김보름은 비록 메달은 놓쳤지만 당시의 오해가 풀리면서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 덕에 행복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 2, 은 5, 동 2개의 메달을 획득하고 대회를 마쳤다.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최선을 다했다. 빙상종목에서만 메달이 나왔고, 평창때처럼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지만 ‘코리아 원팀’으로 끈끈하게 뭉친 한국은 단순한 메달 숫자보다 더 많은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태극전사들의 17일간의 여행은 그렇게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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