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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러, 체르노빌 폐기물저장소 포격…방사선 수치 증가” [나우,어스]
AP “방사선 수치 증가 즉각 확인되진 않아”
체르노빌 원전 인근서도 전투…교전 끝 러 점령
국제원자력기구 “심각한 우려” 교전 자제 호소
체르노빌 원전 부근에 탱크와 군용 차량이 배치돼 있다. [유튜브 'news.com.au'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교전을 벌였다. AP통신은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86년 폭발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 원전의 반경 30㎞ 지역은 지금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30㎞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러시아군과 교전 끝에 체르노빌 원전시설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우려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AP에 원전 원자로와 방호벽, 폐기물저장소의 안전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 군인들은 1986년 원전 참사의 비극이 재연되지 않기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체르노빌 원전에 정통한 소식통은 AP에 “방사선 폐기물저장소가 러시아의 포격에 맞았으며 방사선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방사선 수치 증가는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AP는 덧붙였다.

36년 전 폭발한 원자로 4호기에선 사고 직후 핵연료와 핵물질이 남아 있는 원자로 위에 급하게 씌웠던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져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을 했으며, 2019년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고위 정보관리는 러시아군의 체르노빌 장악은 수도 키예프로 진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체르노빌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는 물론 유럽연합(EU) 국가에도 방사선 먼지를 퍼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체르노빌 원전. [EPA]

러시아 측은 이날 체르노빌 인근 전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원전 인근에서의 교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군사행동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보고된 사상자나 시설 손상은 없다”며 “방해받지 않는 핵시설의 안전한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방출된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원전 인근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파괴한, 인류 최악의 참사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사고로 9000명 이상이 숨졌다.

벨라루스 연구자들은 방사능 물질에 노출돼 암에 걸려 숨진 사람들을 포함하면 재난사망자가 11만5000명 정도라고 추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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