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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기업 자산으로서의 데이터

마트에서 퇴근길 남편들이 아내의 심부름으로 기저귀를 사면서 보상 심리로 맥주를 산다는 점에 착안해 두 품목을 같은 곳에 진열했더니 각각 매출이 5배 올랐다는 이야기는 고전적인 데이터 분석 활용 사례다. 많은 데이터 가운데 숨겨진 상관관계를 발견하고 활용한, 기업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대표하는 사례로 지금도 회자된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기업들은 디지털 혁신을 생존 과제로 삼고 있다. 디지털 혁신으로 엄청난 양과 종류의 데이터가 생성되었고, 데이터는 기업의 주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의 데이터 활용 만족도가 높지 않은 이유는 데이터 관리가 더욱 복합해지며 그 자체가 부담스러운 작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폭증하는 데이터를 처리 및 분석할 수 없는 환경도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비즈니스 활용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데이터 아키텍처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기술적인 내용은 잊고 사용자 관점에서 몇 가지 원칙을 정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데이터를 조직 중심의 중앙집중식 관리 대신 비즈니스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분산된 환경, 즉 본사 중앙에서만이 아닌 지사나 법인, 사업장 등에서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필요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찾고 사용하여 신속히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관리 비용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다.

둘째, 데이터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제품으로 보아야 한다. 사용자가 소비자로서 필요한 제품을 쇼핑하듯 카탈로그에 저장된 정보를 보고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가 쓴다면, 제품을 파는 데이터의 생성자와 관리자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품질을 유지하고 데이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이 사용자와 소통하고 지원하려고 할 것이다.

셋째, 이러한 데이터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데이터의 생성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데이터의 재사용과 이동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활용이 특정팀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많은 현업 종사자들이 직접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접근방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개념의 데이터 아키텍처가 바로 요즘 각광받고 있는 ‘데이터 메시(Data Mesh)’이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메시(Mesh)’는 촘촘히 짜인 직물과 같이 각자의 데이터가 필요한 곳에 위치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멀티 클라우드를 전략으로 채택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데이터 메시 구현은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필자의 회사인 오라클처럼, 기업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데이터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데이터 메시를 구현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자도 점차 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처럼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잘 분석하고 활용해야 가치 있는 자산이 된다. IT 강국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이미 초일류 데이터 자산 기업이 될 가능성은 다른 어떤 나라 보다 높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장을 꿈꾸는 기업인이라면 기업자산으로써 데이터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 고려하는 것을 권장한다.

유중열 한국오라클 클라우드사업부 전무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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