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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1주일에 무조건 100만원 줄게” ‘파격’ 배달기사 모집에 시끌벅적
서울 시내에서 배달오토바이가 운행 중이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건수 상관없이 무조건 ‘하루 17만원’ 줄게… ‘주급제’ 배달기사까지 등장, 안간힘.”

배달앱업계가 ‘주급제 배달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달 건수와 상관없이 하루 17만원을 지급한다. 1주일에 약 100만원, 월 400만원 수입이 보장되는 셈이다.

하지만 배달기사들 반응은 싸늘하다. 자차 오토바이유지비, 유상종합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월 300만원도 벌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주문 감소로 위기를 맞은 배달앱들은 월급제·주급제 등 고용 형태를 다각화하며 실험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 단건배달을 위탁 수행하는 A배달대행사는 최근 ‘주급제’ 배달기사 모집에 나섰다. 지역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이며, 하루 10시간 근무(오전 10시30분~오후 8시30분, 휴식시간 1시간 포함)다.

배달기사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 쿠팡이츠 주급제 기사 구인글이 올라와 있다. [배달카페 갈무리]

급여는 하루 17만원 고정이다. 우천 시에는 19만원이 지급된다. 주 6일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1주일에 100만원가량을 버는 셈이다. 배달 건수는 상관없지만 강제 배차 및 ‘거절 없이 100% 배달 콜(주문) 수락’ 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다만 하루 32건 이상 배달 시에는 1건당 5000원의 추가 완료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원천세와 산업재해보험료 등 5%는 제외된다.

하지만 배달기사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배달업무 특장점인 자유로운 근무도 보장받지 못할뿐더러 수익 또한 크지 않다는 것이다. 주급제 배달기사는 오토바이, 유상운송보험료 등을 지원받을 수 없다. 자차 오토바이 운행에 드는 유지비, 기름값, 보험료 등을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통상 수입의 30%가량이 고정지출로 나간다. 주급제라 해도 추가 인센티브 없이는 월 300만원 벌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거리할증료가 없어 소위 ‘똥콜 처리반’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장거리 배달, 출입이 어려운 아파트단지, 우면산 너머에 있는 마을 등 배달 기피지역 호출을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배달가뭄이라지만 강남 중심지역의 수요는 여전히 상당해 건당 배달을 하는 게 훨씬 낫다는 반응이 많다.

서울 시내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다. [헤럴드경제DB]

반면 해볼 만하다는 라이더들도 있다. 배달 건수에 대한 압박감과 난폭운전으로 인한 위험 부담 등 없이 안정적인 급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3년째 배달기사로 근무 중이라는 A씨는 “거리할증이 없는 게 좀 걸리지만 요즘같이 콜이 없는 상황에 한 번쯤 해볼 만한 조건 같다”며 “속도경쟁을 위한 난폭운전 논란은 확실히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은 최근 월급제 배달기사, 배달대행사와 단건배달 위탁계약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배민은 다음달 손자회사 ‘딜리버리앤’을 출범하고 월급제 라이더를 직접 채용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기준 배민 적자는 756억원이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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