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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살기’ 가족 실종 미스터리 넷, ‘유나 폰’ 왜 3시간 먼저 꺼졌나[H.OUR]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조유나양이 엄마 등에 업혀 나오는 모습(좌). [YTN], 실종경보가 발령된 조유나(10) 양.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통보한 뒤 실종된 광주 초등학생 일가족의 행방을 추적하는 수사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거주지인 광주와 마지막 위치가 찍힌 완도 지역에 실종 경보를 내리고 목격자의 제보를 받고 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사라짐에 여러 말이 도는 가운데, 속시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도 생겨나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내막을 파헤치겠다는 방침이다.

미스터리① 갑자기 '제주' 체험학습 통보, 도착지는 완도
27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실종된 조유나(10) 양의 가족을 찾기 위한 수사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송곡선착장의 모습. [연합]

27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주 남구에 거주하던 조유나(10) 양의 부모는 지난달 19일~이달 15일 일가족이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에 나선다고 학교 측에 신청했다.

조 양 부모가 이번 교외 체험학습을 다급히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과 모 초등학교에 따르면 조 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서를 냈다. 약 한 달가량 떠나는 교외학습 일정을 이틀 앞두고 신청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조 양은 교외 체험활동을 신청한 당일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 양 부모는 조 양이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알려 학교 측은 '질병 결석'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인 18일은 지방공휴일이라 전교생이 등교하지 않는 날이었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신청 당일부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할 때까지 조 양을 보지 못했다.

일가족의 도착지도 제주도가 아닌 완도였다.

경찰 조사 결과 조양 가족은 지난달 24일부터 전남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인근의 한 펜션에서 묵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머물 숙소도 체험학습을 신청한 당일 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8일까지 4일간 묵은 뒤 하루 건너 29일 다시 입실한 후 30일 오후 11시 펜션을 빠져나갔다.

행선지로 밝힌 제주도 방문 흔적은 없었다. 완도 지역 농촌 '한 달 살기' 체험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미스터리② CCTV에 포착된 조 양이 업혀가는 순간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조유나양이 엄마 등에 업혀 나오는 모습 [YTN]

YTN은 조 양 가족의 실종 직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께 완도 명사십리 인근의 펜션에서 촬영된 이 CCTV에는 조 양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업은 여성과 남성이 현관문을 나선다.

이때 비교적 덩치가 큰 남성 대신 체구가 작은 여성이 아이를 업고 있다. 조 양은 키 145cm, 몸무게 40kg 정도의 통통한 체형으로 알려졌다. 조 양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여성이 업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 등에 업힌 아이의 모습은 손을 아래로 축 늘어뜨리고 있어 "단순히 잠든 게 맞느냐"는 의혹도 나온다.

실종수사전문가인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27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인터뷰에서 "위급한 상황이면 아빠가 대부분 아이를 안고 간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팔에 힘이 없는 엄마가 뒤로 아이를 업고 간다. 아이는 정상적으로, 의식이 분명치 않은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영상 속 남성은 왼손에 무언가를 들고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모습이다.

이 교수는 "아빠가 왼손에 들고 있는 게, 특별한, 우리가 보지 못한 어떤 물건"이라며 '이런 부분이 약간 좀 다른 모습이라고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여행이나 농어촌 체험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아빠가 왼손에 작은 비닐봉지를 든 모습이다. 이런 게 뭔가 다른 목적으로 여기(완도)에 들어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미스터리③아빠 휴대전화, 3시간 더 있다가 꺼졌다?
27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물하태선착장에서 경찰이 실종된 조유나(10) 양과 가족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31일 새벽 차례로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엿새째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CCTV를 보면 이들은 주차장에 나타난다. 조 양을 은색 아우디A6(차량번호 03오8447)에 태운다. 이후 차를 몰고 출발한다.

그런 뒤 엄마와 조양의 휴대전화가 다음 날 오전 1시께 펜션 근처에서 꺼졌다. 아빠의 휴대전화는 3시간 뒤인 오전 4시께 송곡선착장 주변에서 꺼졌다. 이후 통화나 인터넷 사용 흔적은 없다고 한다. 송곡선착장은 펜션과 7~8분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다.

미스터리④수영장 딸린 펜션, 대부분 방에서?
27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물하태선착장에서 경찰이 실종된 조유나(10) 양과 가족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31일 새벽 차례로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엿새째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조 양 가족은 지난달 24~28일까지, 다시 29~30일 오후까지 완도군의 펜션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장이 딸린 펜션이었지만 가족은 대부분 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풀을 쓰기 위한 온수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범죄 연루 가능성 상대적으로 낮다”
실종경보가 발령된 조유나(10) 양.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경찰 측은 차량 추락 사고와 범죄, 극단 선택 등 4~5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조 양 가족의 행적 파악에 집중하고, 완도 경찰서는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 위치 추적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경은 마지막 생활 반응이 나타난 송곡항 일원에서 헬기와 드론, 연안 구조정 등을 동원해 해안을 수색하고 있다. 수중 탐색 또한 병행 중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처음부터 범죄에 연루됐으면 (가족이)떠난 최초 시점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한 달이 지난 상황"이라며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조 양 부모는 30대 중반으로 지난달 말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폐업한 뒤 현재는 재직 중인 직장이나 사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이 범죄와 관련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조 양)학교 선생님들이 집에 갔을 때 우편함에 여러 독촉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 독촉장이 있었다고 해 얼마나 경제 현편이 어려웠는지 (파악하기는)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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