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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롱당해도 한국 것 못 봐서 안달?” 일본 어쩌다 이 지경?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한 장면. [공식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국에 조롱당해도 한국드라마 말고는 볼 게 없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이 공개와 동시에 1위 올랐다. ‘나쁜 짓을 해야 하니 예명을 도쿄라고 붙이겠다’는 내용의 대사가 등장하는데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다.

27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전날인 26일 일본 넷플릭스 TV쇼 부문 인기 톱 10 1위에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이 이름을 올렸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2026년 통일을 앞둔 한반도의 통일 조폐국을 배경으로 그곳에 잠입한 인질강도단이 4조원이라는 엄청난 액수를 훔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스페인에서 제작된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해 공개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전날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3위에 안착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한 장면. [공식 유튜브 캡처]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에서의 흥행이 뜻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종이의 집’ 리메이크 과정에서 원작에 없던 일본을 부정적으로 그리는 대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종이의 집’ 속 강도단은 전 세계 도시 이름을 딴 예명으로 활동한다. 이 가운데 일본 ‘도쿄’를 예명으로 고른 배우 전종서는 “하필 이름이 왜 도쿄인데?”라고 묻는 상대 배우의 질문에 “그야 나쁜 짓을 할 거잖아”라고 답한다. 나쁜 일(절도)을 하기 때문에 과거 조선을 강제로 점령한 일본의 수도를 탰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 것은 물론 자국에 부정적인 콘텐츠는 배척해왔다. 단적인 예로 일본의 식민지배와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 등 일제강점기 시대 상황을 그린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의 경우 2017년 11월 미국에서 처음 출판된 뒤 3년이 지나서야 일본에서 출판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8년 출판된 바 있다. 애플TV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한 ‘파친코’ 드라마가 전 세계에 공개된 뒤에도 일본에서는 현지 여론을 의식해 이렇다 할 홍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티저 예고편. [공식 영상 캡처]

실제로 일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종이의 집’ 공개 이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잇달았다. “도쿄를 디스한다” “한국이 미국의 묵인하에 일본에 증오를 표출하는 것 같다. 일본의 고립감을 드러내는 것 같아 꺼림칙하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다만 일본 내 부정적인 여론과 별개로 ‘종이의 집’은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은 ‘오징어 게임’을 필두로 일본 넷플릭스 내에서 한국 콘텐츠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일본 넷플릭스 상반기 인기 순위 톱 10에 9개의 한국 콘텐츠가 자리 잡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지난해(톱 10 가운데 한국 콘텐츠 6개)와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숫자다.

실제로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극 중 도쿄가 북한 출신인 것을 거론하며 “일본과 북한은 명확한 적대국이라 북한인이 도쿄를 호의적으로 그리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등 옹호의 댓글도 적지 않았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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