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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이 쌓은 24단…SK가 10년 만에 10배 높이로” 반도체 ‘초고층 경쟁’ 후끈 [비즈360]
마이크론 200단 돌파 일주일 만에 SK하이닉스 기술 선두 탈환
200단 이상 낸드시장 올 4분기→내년 4분기 10.9% 고속 성장
삼성전자 낸드시장 1위 수성,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와 2위 싸움 치열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낸드개발담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2013년 삼성전자 24단 3D 낸드 양산, 2023년 SK하이닉스 238단 4D 낸드 양산.”

글로벌 반도체업계가 한계를 시험하며 기술개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10만배 작은 나노미터(1㎚=10억분의 1m) 단위로 회로 선폭 줄이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메모리반도체에선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적층구조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낸드플래시 마의 200단 넘어섰다, ‘단수 쌓기’ 경쟁 치열=SK하이닉스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공개한 238단 512Gb(기가비트) TLC 4D(4차원) 낸드플래시 신제품은 층수는 높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다.

SK하이닉스의 세계 최고 238단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미국 마이크론이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선언하며 200단 돌파 경쟁에서 앞섰으나 약 일주일 만에 SK하이닉스가 이를 앞질렀다. 과거 수율(양품 비율)이나 비용 문제로 200단이 적층 한계란 평가도 있었으나 기술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Cell)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1개), MLC(2개), TLC(3개), QLC(4개), PLC(5개) 등으로 규격이 나뉜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층수로, 층수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2013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24단 1세대 3차원 수직 구조의 3D 낸드를 양산하면서 적층 경쟁이 벌어졌고, SK하이닉스는 2018년 96단 낸드를 최초 양산하며 기존 3D와 다른 구조라는 의미로 4D라는 이름을 붙였다.

삼성전자의 24단 1세대 3D 낸드.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는 4D 낸드를 만들기 위해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기술을 적용했다. CTF는 기존 기술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 읽기와 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다. PUC는 주변부 회로를 셀 회로 하단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기존 3D보다 단위당 셀 면적이 줄어들면서도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238단 낸드는 TLC 구조의 4D 낸드다.

업계에서는 1000단까지도 기술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재혁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은 과거 기고문에서 1000단 V낸드 시대를 내다보기도 했다.

200단 이상 낸드시장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0단 이상 점유율은 올 4분기 0.01%에서 내년 4분기 10.9%로, 고속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시장 치열한 순위싸움=삼성전자는 이번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용량이 집적되는 메모리기술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테라바이트(TB) 시대를 넘어 단위별 1024배인 페타바이트(PB), 엑사바이트(EB), 제타바이트(ZB), 요타바이트(YB) 시대까지 전망하기도 한다.

최진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부사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빅데이터 시대의 메모리 혁신’을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진혁 삼성전자 부사장(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은 “폭발적인 데이터 증가는 업계에 큰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는 데이터의 이동, 저장, 처리, 관리 각 분야에 맞는 혁신적인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인공지능, 머신러닝, 고성능 컴퓨팅 등 다양한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페타바이트 스토리지는 이 같은 고성능·고용량·저전력을 요구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1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낸드시장 1위를 달성한 이후 20년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낸드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5%로 1위였으며, 키옥시아가 19.0%로 2위였다. 지난해말 인텔 낸드사업부(솔리다임)를 인수한 SK하이닉스는 18.1%로, 3위였다.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은 각각 12.2%와 11.3%로, 4위와 5위였다.

낸드시장 2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인텔과 점유율 합산에서 2위를 달리고 있던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키옥시아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낸드솔루션 자회사인 솔리다임과 시너지를 내며 238단 낸드와 같은 신제품 개발 등에서 역량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낸드 개발담당)은 이날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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