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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800만t...재활용사업 대기업에도 기회줘야” [人터뷰-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나 사장이 말하는 상생·선진화
영세업체 중심, 국가보조금 위주 운영
기술개발·시설투자 부족 ‘생산성 저하’
대기업 진출시 산업경쟁력 강화 전망
선별작업에 AI 등 도입 재활용률 높여
중소기업과 상생 방안 다각도로 고민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중 자동 재활용 수거기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코로나19 이후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재활용률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국내 재활용산업은 주로 영세업체를 중심으로 영위되고 있어 기술개발, 시설투자 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 및 고부가가치화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재활용 사업의 경우 산업적, 환경적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 등의 참여를 통한 선진화,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폐플라스틱 폐기물량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확대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우선 명목재활용률(선별업체·재활용업체로 반영된 물량)은 2019년 현재 86.5%로,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선별 과정 후 실제 재활용된 비율을 보여주는 실질재활용률은 3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국내 재활용산업 사업체는 6535개소(2020년 기준)로, 이 중 99%가 중소기업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중 55%는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업체로, 이들은 추가적인 기술투자 없이 국가보조금에 의존해 사업을 운영 중이다. 대다수 선별장은 잔재물·폐비닐 처리 부담으로 경영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우리나라에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가 800만t이 나온다고 하는데 재활용을 하고 싶어도 10만t을 구하기도 어렵다”며 “미국 뉴욕에 있는 쓰레기 선별장을 보면 (뉴욕의) 모든 쓰레기는 바지선을 타고 한곳으로 모인다”고 말했다.이어 나 사장은 “지금 제일 필요한 건 수거 선별단에서의 공공의 역할”이라며 “시장의 문턱을 좀 더 넓혀서 대기업도 함께 재활용업 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저희가 피드(공급)를 찾느라 전국의 작은 고물상을 찾아다니는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재활용시장의 대기업 진출 시 기존 사업 형태의 한계성이 극복되고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추진 중인 열분해사업은 현재 폐플라스틱 소각 방식을 대체하며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소각 후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재생산해 정유·석유화학 원료로 사용, 순환경제 구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선별작업에도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도입돼 재활용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재활용 수거량 대비 선별률은 51%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 소재 공급 확대로 제품 단가가 인하되는 소비자 후생까지 커지고, 대규모 투자로 폐기물사업장의 부정적 인식도 개선되는 효과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령 종량제 봉투 파봉(열어봄) 및 열분해유시설은 광역선별기 등을 활용한 기계화 및 악취 차단 기능이 가능하며 이에 따른 효익은 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다.

나 사장은 “외국에서는 폐기물처리장이 혐오시설이 되지 않도록 지하화해서 자동 설비로 만들고, 그 위에는 공원도 조성하는데 이를 위해 1000억원가량 되는 투자를 영세업체가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저희로서도 중소기업과 상생할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전체에 실익을 줄 수 있는 재활용사업 투자의 문호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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