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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떠나자 삼성·SK에 던져진 ‘K반도체 고민’ [헤럴드 뷰]
더 커진 美 ‘반도체 드라이브 압박’...업계 수익악재 우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으로 한미 반도체 동맹 요구가 한층 거세지고 있고, 중국 투자 제한이 담긴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이 임박해 국내 기업들이 숨죽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안보를 둘러싼 ‘신냉전’이 본격화되면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4·20면

5일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45조6000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의 19.4%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은 15조7000억원으로 37.9%였다. 중국이 양사 매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전개될 미·중 관계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해 하반기부터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현지시간)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법이 시행되면 연방 지원금을 받은 업체들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충하지 못한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원)를 들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주정부 세제혜택 확대를 위해 텍사스주에 1921억달러(약 250조원)를 투입해 11개 공장을 추가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하기도 했다.

연방법에 의해 지원 혜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역으론 중국 시안, 쑤저우에 있는 낸드플래시, 테스트·패키징 후공정 공장에 신규 설비 투자를 하지 못한다.

SK하이닉스도 미국에 후공정 패키지 공장,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설립하고 15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며 미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신 우시, 다롄의 D램, 낸드 공장에 추가 투자가 어렵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최첨단 초미세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노후 장비가 도태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가 제한되면 생산이 줄고 수익 또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수명이 다한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데 투자를 못하면 순차적으로 가동을 정지하는 수밖에 없다”며 “투자 확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더는 수익을 거둘 수도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본·대만이 참여하고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는 칩4도 중국의 무역 제한 조치 등 역공의 빌미가 되고 있다. 미국과 외교적 유대를 강화할수록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으로부터 30여개 식품 수입을 막고 대만으로 모래 수출도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칩4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밝혔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도 미 반도체 지원법 혜택을 당부해 사실상 참여로 무게가 쏠린다. 변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심사숙고하며 9일까지 서명을 미뤘다는 점이다. 중국 투자 제한을 놓고 미국 기업들의 비판도 이어질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중 경제전쟁에 대한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경희권 부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산업 분야에서 미-중 간 신냉전 본격화에 대비해 한국 역시 국가적 차원의 종합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전략의 입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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