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당국 “설비 고장”·누리꾼들 “관제시스템 해킹”
중국 웨이보에는 열차 지연을 겪은 누리꾼들의 경험담이 올라오고 있다. [차이나 리빌드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 주요 도시에서 최근 고속열차가 동시다발적으로 운행이 지연된 사태가 벌어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충칭·청두·광저우·지난·난징·선양 등 주요 도시에서 고속철 운행이 수 시간씩 지연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그 원인으로 통신 시스템 해킹이 지목되고 있다.
철도 당국은 해당일 오후 8시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설비 고장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며 "오후 6시 30분께 운행이 정상화됐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고속철도 내외부 모습. [차이나 리빌드 유튜브채널] |
철도 사정에 밝다는 한 누리꾼은 "무선통신설비(CIR)와 국제무선통신시스템(GSM-R)이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철도 당국이 뒤늦게 1급 비상 대응에 나서 휴대전화로 열차와 연락해 관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된 것은 전례가 없다며 해킹으로 관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 당국이 지난 4월 고속철도 관련 데이터를 수집, 외부에 유출한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를 적발했다고 밝힌 데 주목했다.
당시 중국중앙TV(CCTV)는 "2020년 서방 업체의 의뢰를 받은 상하이의 한 IT 업체가 베이징 등 전국 16개 도시의 GSM-R 등 고속철 관제 데이터를 수집해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의뢰 업체는 서방의 첩보정보기관, 국방군사기관 등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미 수집한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국가철도그룹 공전부 통신신호처 장융푸 주무관은 "열차 운행 통제와 배차 관련 데이터 등이 포함됐다"며 "불법 분자들이 이 데이터를 이용, 공격에 나서면 고속철 운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