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산나 마린(36) 핀란드 총리가 ‘광란의 파티’ 영상 유출로 위기에 빠진 가운데,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자신들이 춤추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하며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들은 SNS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이 춤추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산나와 연대(#solidaritywithsanna)’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덴마크 잡지 ‘알트(ALT)’ 직원들은 클럽이나 집에서 마린 총리를 지지하는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들은 봉춤(pole dancing)이나 몸을 꺾는 동작이 많은 춤 등을 선보였다. 이들은 “주말에 춤을 추며 몸을 불태웠다고 나쁜 총리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젊은 여성 정치인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도 있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아쇽 스웨인 교수는 “왜 사람들은 지도자들이 인간이 아니길 기대하는가. 왜 그녀(마린 총리)는 퇴근 후에 파티를 할 수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스페인 출신의 유럽의회 소속 이라체 가르시아 페레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린 총리의 모습에 대해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사생활을 즐기는 젊은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평가하며 “왜 젊은 여성은 재미를 추구하면 안될까? 성별에 따른 이중 잣대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튜브 'SBS News' 채널 캡처] |
최근 마린 총리는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파티에서 술에 취해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헬싱키 나이트클럽에서 새벽까지 유명 가수와 함께 춤추는 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영상 중에 핀란드어로 마약을 의미하는 단어가 들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마약 복용 검사를 받는 수모까지 당했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는 마린 총리에 대한 약물검사 결과가 음성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핀란드 총리실은 마린 총리가 음주는 했지만 마약을 복용한 적이 없다며, 우려를 덜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린 총리는 자신도 남들처럼 업무 외 시간에 즐길 권리가 있다면서도 과음하거나 숙취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파티 영상을 두고 핀란드에서는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격에 맞지 않다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으로 안보상 중요한 시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핀란드 MTV3 방송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 심각한 실수라고 답했다고 AFP가 전했다.
[유튜브 'SBS News' 채널 캡처] |
한편으론 영상 유출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마린 총리가 주변 사람들에 관해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상은 파티 참가자 중 한 명이 약 90명만 볼 수 있는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린 것이 밖으로 새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총리 측근 인사의 휴대전화나 소셜미디어 계정이 러시아에 해킹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가디언지가 전했다.
한편, 1985년생인 마린 총리는 2020년 오랜 연인과 결혼해 4살 딸을 두고 있다. 마린 총리는 34세이던 2019년 12월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되며 당시로선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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