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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일본 언론이 자국민들의 영어 실력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 속도 맞춰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크게 뒤쳐지는 것에 대해 한탄하며 일본인 성향에 맞는 영어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판은 지난 23일 일본인의 영어 능력이 향상되지 못하는 이유를 한국 등과 비교해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대표적인 글로벌 영어능력시험 토플(TOEFL) iBT의 국가별 평균 점수를 예시로 들며 영어 실력을 평가했다.
토플 iBT 점수 추이를 보면 2006년 세계 평균 점수는 79점이었지만 2020년에는 87점까지 상승했다.
특히, 영어가 서툴렀던 아시아 국가들의 영어 실력도 해마다 향상되는 모습이 뚜렸다. 2020년 토플 iBT 국가별 평균 점수에서 한국은 86점, 중국 87점, 대만이 85점으로 나타나 세계 평균과 비슷한 점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본의 평균 점수는 73점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점수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10점 이상 뒤처졌다.
뉴스위크는 “한국도 20년 전에는 일본처럼 영어를 잘 못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었는데, 지금은 홍콩에 버금갈 정도로 아시아에서 영어를 잘 하는 나라가 됐다”며 “같은 시기 일본은 세계 수준과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에 머물렀다”고 했다.
뉴스위크는 일본인의 영어 능력이 향상되지 못하는 이유를 잘못된 교육 방식에서 찾았다. 특히, 한국의 교육 방식을 예로 들며 일본의 영어 교육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짚었다.
뉴스위크는 “한국은 1997년부터 영어교육 개혁에 착수하면서 학습 목표를 높여 잡았다”며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이 빨라지고 학습 시간이 늘어났으며, 학습 내용도 고도화하면서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중학교 영어 교과서는 일본 교과서에 비해 3배 이상 두꺼운데, 이것은 한국 중학생이 1년간 일본 중학생 3년치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교과서에 수록된 영어 문장들도 문법에 기반한 부자연스러운 영어가 아니라 네이티브(원어민) 전용을 쓰인 책이나 텍스트에서 가져 온 것들 중심이라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있는 한 고등학교 영어 수업 시간의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유튜브 'English Lecture' 채널 캡처] |
뉴스위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한국의 대학 입학시험을 치러내기 위해 학생들이 영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면서 영어 실력이 단번에 향상됐다고도 했다.
뉴스위크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도 영어 실력 향상에 성공한 국가라며 “커리큘럼 난이도를 대폭 높인 것이 영어 실력을 급속히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뉴스위크는 영어실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일본의 영어교육이 ‘회화’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회화 실력은 중요하지만 일본인은 한국인이나 중국인에 비해 조심스러운 편이기 때문에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말하기 방식은 일본인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좋아하는 작가의 원서나 흥미를 가진 분야의 웹사이트, 영어 블로그 읽기 훈련을 도입해 ‘다독’으로 영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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