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 발사 장면. [유튜브 'MSNBC'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가 개전 초 빼앗긴 영토에 대한 수복 작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작전 목표와 범위를 확대하지 말고 남부 지역에 집중하도록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완전 점령을 위해 전선을 확대한 결과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러시아군을 반면교사로 삼아 전력을 집중 투입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미 CNN 방송은 미 행정부와 우크라이나군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워게임(war game·전쟁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워게임은 우크라이나군이 여러 상황에서 군사적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군사력을 평가하려는 목적으로 실시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CNN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처음엔 더 광범위한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대해 반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임무 수행 지역을 헤르손, 미콜라이우 등 남부 지역으로 좁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자포리자주(州) 등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포함한 광범위한 반격전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에 남부 수복에 필요한 무기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은 탄약과 대포, 대전차 미사일 등을 지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패트 라이더 준장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군과 여러 방면을 통해 정기적으로 군사적 대화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일반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이 당면한 위협을 파악해 러시아군의 침공에 맞서 방어하도록 돕는 임무를 수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우크라이나군이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과 서방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크게 벌어졌던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전력 격차가 최근 들어 줄어드는 추세라고 봤다. 미국이 제공한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 등 서방제(製) 첨단 무기와 각종 훈련 지원 등이 여전히 병력과 포병 전력 등에서 심각한 열세에 놓인 우크라이나군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진격 중인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의 모습. [유튜브 'The Telelgraph' 채널 캡처] |
다만, 미국 등 서방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의 헤르손 공세가 지역에 대한 완전한 탈환으로 이어질 것이라 장담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한 미 당국자는 “기대하는 만큼의 대규모 반격전은 있지 않을 것 같으며, 소규모 부대가 투입되는 정도의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 6개월 간 방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러시아군의 능력에 작전 성패가 달렸다”고 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반격전이 “적을 소모시키는 느린 작전이 될 것”이라면서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나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거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계절적 변화 역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투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혹독한 겨울 추위에 이어 봄철 나타나는 진창까지 예정된 만큼 양측의 전투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