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비행 모습(기사와 관련 없음). [유튜브 'South China Morning Post'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대만군의 사상 첫 실탄 경고 사격에도 중국 무인기(드론)가 또 대만 관할 지역을 침입하자 대만군이 다시 실탄 경고 사격으로 대응했다.
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전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이날 오후 6∼8시 중국 민간용 드론 3대가 잇따라 관할 도서에 들어와 실탄 방어 사격을 하자 해당 드론들이 중국 샤먼 방향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대만군이 관할지역에 침범한 중국 드론에 실탄 경고 사격을 가해 대응한 것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진먼(金門·진먼)섬은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와 불과 3.2㎞ 떨어졌으나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곳으로, 대만으로선 안보의 최전선이다.
앞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달 30일 최전선인 펑후(澎湖)섬 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시에 강력한 조처를 해 중국공산당 무인기를 제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된 이후 최근 진먼섬 등 중국과 가까운 대만의 최전방 도서로 날아드는 중국 드론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일 이후 진먼섬과 부속 도서에 모두 23차례 출현했다.
특히 중국 드론은 대부분 군용이 아닌 민간 상용 드론들인데 대만에서는 중국이 민간용 드론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술’을 펼치면서 대만군의 경계 태세 약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은 그간 민감한 최전방지역에서 자칫 중국군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신호탄을 활용한 퇴거 시도 등 적절한 대응 수위 마련에 고심했지만 최근 대만 내부에서 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 압력이 고조되자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지난달 30일 최전선인 펑후(澎湖)섬 군 기지를 방문해 공군 조종사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튜브 'ANC 24/7' 채널 캡처] |
중국 샤먼시로부터 4.5㎞ 떨어진 얼단 섬의 경계초소에서 근무하던 대만군 병사가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고 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지난달 25일 중국판 유튜브인 비리비리에 공개돼 대만에서는 왜 총기로 격추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 드론 등이 출현할 때 경고음·방송·신호탄 발사 등을 통해 영공 밖으로 쫓을 계획이지만 그래도 퇴각하지 않는다면 격추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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