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지율 상승 탄력…트럼프·공화당 원색적 비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튜브 'MSNBC'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뒤를 따르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그는 이날 저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앞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은 우리 공화국의 근본을 위협하는 극단주의를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상승한 바이든 대통령은 200여년 전 독립선언문이 채택된 민주주의의 요람이자 선거 격전지인 필라델피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마가 세력은 이 나라를 선택의 권리가 없는, 피임의 권리가 없는, 사랑하는 이와 결혼할 권리가 없는 곳으로 후진시키는 데 골몰한다”고 비판했다.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공화당을 향해 ‘마가’, ‘울트라 마가’ 등으로 부르면서 비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일으킨 ‘1·6 의사당 폭동’을 거론하며 “미국에서 정치적인 폭력이 발붙일 곳은 없다. 누구도, 단 한 번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저 패배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길 거부한 사람들이 이 나라의 선거를 훔치는 것을 나는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의 영혼을 위한 전투’로 명명된 이날 연설은 저녁 황금시간대 TV로 방송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계기로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바짝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25일엔 마가를 ‘준파시즘(semi-fascism)’이라고 규탄했고, 30일엔 자택을 압수수색한 연방수사국(FBI)을 공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 “역겹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방대법원의 낙태 금지 판결로 여성 표심을 흡수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학자금 대출 면제 등 잇단 입법 성과 속에서 지지율이 상승 흐름을 타자 전면 공세로 전략을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발표한 새로운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중간선거가 치러지면 유권자의 47%는 민주당에, 44%는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평등과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면서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위협에 대처할 힘을 스스로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의 민주주의는 보장된다고 안심해왔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그것을 옹호하고 지켜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이념과 상관없이 민주주의 수호라는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이 나라가 함께 뭉치고 통합하기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1·6 의사당 폭동에 가담했던 전직 뉴욕 경찰관 토마스 웹스터는 이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법원이 지금까지 사건 관련자들에게 내린 형량 중 가장 높다.
미 법무부는 폭동 사건과 관련해 860명 이상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260명 이상을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또 폭동 선동 혐의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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