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오바오’란 이름의 두 살배기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모습. [SCM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에서 애완견을 입양한 뒤 개고기 가게에 판매하고, 해당 애완견의 원래 주인에게 개를 죽이지 않는 대가로 거액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살고 있는 첸이란 이름의 여성은 자신이 키우던 ‘두오바오’란 이름의 두 살배기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입양한 A 라는 한 남성이 두오바오의 목숨값으로 5000위안(약 99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첸은 A 씨가 입양 절차가 완료된 지 이틀째 되는 날 두오바오를 광시좡족자치구에 있는 개고기 정육점에 넘겼으며, 개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면 자신에게 이 같은 금액을 송금하라 요구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첸은 A 씨가 제때 돈이 입금되지 않는다면 정육점에 연락해 두오바오를 죽이라고 할 것이라 위협했다고도 덧붙였다.

첸은 자신의 사정상 래버라도 리트리버를 돌볼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애완견 입양 공지를 게시했다. 이후 후이저우(惠州)의 자택에서 두오바오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한 A 씨에게 애완견을 맡겼다. A 씨는 첸에게 애완견을 맡겨줘 고맙다는 의미로 8.8위안(약 1700원) 상당의 사례금도 줬다.

첸은 언론에 A 씨와 나눈 문자 대화라면서 증거도 제시했다.

첸은 A 씨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고 두오바오를 찾아오기 위해 직접 A 씨의 집이란 아파트로 찾아갔지만, 이미 A 씨와 애완견은 없는 상태였다.

첸은 “지역 경찰에 해당 사실을 신고한 결과 내가 A 씨가 저지른 애완견 입양 사기의 첫 번째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중국 개고기 시장의 모습. [유튜브 'VICE Indonesia' 채널 캡처]

중국 매체 지무신문(极目新聞)과 인터뷰한 A 씨는 자신이 입양한 뒤 며칠 만에 개 행상에게 두오바오를 팔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첸에게 두오바오의 목숨값을 요구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A 씨는 “내가 입양한 만큼 그 개는 내 것”이라며 “돈을 받고 파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