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전시된 북한제(製) 무기들의 모습. [유튜브 'Arirang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치 못한 장기전으로 흘러감에 따라 물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백만개에 이르는 포탄과 로켓을 구입하고 있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 관계자들은 서방이 부과한 제재와 수출입 통제 조치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군수물자를 확보할 통로가 심각하게 제한됨에 따라 사실상 전세계에서 ‘외톨이’ 국가가 된 북한에게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보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공격용 무인항공기(UAV)를 구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해당 당국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 정보 당국자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구매한 무기의 종류와 시점, 물량 등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NYT는 “미 정보 당국자의 발언을 정확히 검증하진 못했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군사 대국으로 불리는 러시아가 이란은 물론 북한에게까지 군수물자 조달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주목했다. 서방 제재가 러시아군의 군수물자 확보 능력을 현저히 저해함에 따라 전력 약화 징후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란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메이슨 클라크 러시아팀 책임자는 “크렘린궁이 북한으로부터 (군 물자와 관련된) 무엇인가를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전 세계가 놀라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프레데릭 케이건 군사 전문가도 “북한이 생산하는 152㎜ 포탄이나 미사일 등에는 첨단 기술이 들어있지 않다”며 “러시아가 북한 같은 국가로부터 포탄이나 로켓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를 전쟁에 조금이라도 동원하는 것을 꺼리고 있거나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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