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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학폭 중 사이버폭력 31.6%…역대 최고치”
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사이버폭력,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
‘도움 요청’ 설문에는 “도움 구하지 않았다” 19.3%
“피해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29.8%…최다 응답률
“피해자 회복 위해 화해·분쟁조쟁조정제도 보완해야”
“교사·부모 등 어른 적극적인 도움 필요”
22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 앞에서 회원들이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이 31.6%로 집계돼 여러 유형 중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매년 사이버폭력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어른들의 적극적인 개입과 제도적 보완 등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소년 NGO(비정부기구) 푸른나무재단(이하 재단)은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 조사 및 대책’을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2월 20일까지 총 61일간 전국의 초중고 학생, 교사, 학교전담경찰관(SPO) 등 60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학교 사이버폭력은 31.6%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을 뿐 아니라 학교폭력 유형들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 사이버폭력 비중이 5.3%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6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은 각각 19.2%, 11.9% 집계돼 사이버폭력의 뒤를 이었다.

이종익 재단 사무총장은 “익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랜덤채팅 등 청소년이 이용하는 대다수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이버폭력의 경우 피해 증거가 모호하거나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피해자 보호 조치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실제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인 김하나(가명) 씨는 이날 회견에서 “(가해 학생들이) SNS나 에스크라는 앱에서 험담을 남기고 친구 사이를 이간질하는 등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며 “이외에도 하교 후 제 일상을 스토킹하며 도촬하며, SNS에 있는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해 딥페이크에 이용했다”고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7.0%로 전년 대비 0.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 경험은 지난해 2.9%로 집계돼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며 폭력을 목격했다는 경험은 12.6%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의 고통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피해학생 53.6%가 ‘고통스러웠다’는 응답이 나왔다.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25.8%를 차지했다.

‘학교폭력 피해 후 도움 요청’을 묻는 질문에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3%가 집계됐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선 ‘요청해도 (피해가) 잘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29.8%로 가장 높았다.

이 단체는 학교폭력이 근절되기 위해선 가해자 처벌 중심이 아닌 피해자 회복이 이루어지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되는 화해·분쟁조쟁조정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이 나왔다.

최선희 재단 상담본부장은 “피해 학생 보호 수준의 격차를 줄이고 보호받을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기 위해 피해 학생 회복 지원을 위한 표준화된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현재 운영되는 화해·분쟁조정제도의 보완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생님과 부모님 등 어른들 적극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단체는 “예비 교사, 학교폭력 전담 교사, SPO, 부모 등 주변 어른들은 평소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들의 온라인 사용 실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이버상에서 관계나 위치 등을 살펴 사이버폭력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 역시 “학교폭력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방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른들의 방관”이라며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선 학부모, 교사를 비롯한 모든 어른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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