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유튜브 'ABC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경우 미국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에 대해 공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직접적이면서도 비공개적인 고위급 간 소통을 통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매우 심각히 받아들여야 하는 다른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인 만큼 그것이 무엇을 수반할지 명확히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란 원칙을 천명하는 것과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계속적으로 지원할 것이안 점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한 바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미러 당국 간 비공식 채널로 고위급 대화를 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언급 같은 수사적인 보복 위협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선을 넘으면 러시아에 치명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다. 미국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미국의 대응 의지를 재차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접촉 내용과 시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지난 몇 달간은 물론이고 최근 며칠 동안에도 러시아 고위급과 접촉해왔다고 공개했다. 그는 “우린 그러한 채널이 뭔지에 대해 정확히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의 어두운 길로 간다면 그들에게 재앙이 되리라는 것과 같은 확실한 메시지를 전할 러시아 측과의 채널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동원령을 내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고,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러시아의 태세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전략 태세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ABC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동원령과 가짜 국민투표 진행 등은 “힘이나 자신감의 징후가 아닌 그 반대”라며 “이는 러시아와 푸틴이 매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징후가 러시아군 붕괴의 시작인지를 묻자 “예측하긴 너무 이르다”면서도 “러시아 군인들은 싸우길 원치 않을 정도로 사기가 낮다. 그들이 푸틴의 정복 전쟁의 부분이길 원치 않는데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그렇다고 그것이 위험이 끝났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며 “푸틴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국민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있고, 우크라이나가 존재할 권리가 있다고 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계속 도발할 것이고, 미국은 무기와 정보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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