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해 부족해진 병력을 채우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언한 ‘동원령’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넘어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매체 메디아조나를 인용해 “동원령 공포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 내 군 징집센터를 비롯한 정부 건물 54채가 불에 탔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가 징집센터를 겨냥해 공격한 것만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앞서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시베리아 남동부 이르쿠츠크주(州)에 위치한 한 군 입대 사무소에서 20대 남성이 강제 징병에 불만을 품고 현지 군 입대 사무소에 총격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현지 군사위원회 소속 위원 1명이 총에 맞아 중환자실로 후송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시베리아 남동부 이르쿠츠크주(州)에 위치한 한 군 입대 사무소에서 25세 남성 A 씨가 총격을 가하자 사무실 내 사람들이 도망치는 모습.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
또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연방보안국(FSB) 관계자를 인용해 “당국이 징집 대상자들의 출국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지난 21∼24일 26만1000명이 러시아에서 도망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무리한 강제 징집 절차가 장기적으론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동원령을 통해 징집된 병사들이 제대로된 군사 훈련 없이 전선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영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동원을 너무 서두르는 데다, 훈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비춰보면 새로 징집된 병사들이 최소한의 준비만 된 상태로 전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충되는 병력에 대한 군수 물자 조달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극동 프리몬스키 지역에서 예비군 동원령으로 강제 입대한 신병들에게 지급된 녹슬고 낡은 AKM 소총의 모습.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
전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프리몬스키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이번에 선포된 동원령을 통해 입대한 신병들에게 낡고 녹슨 가스 작동식 돌격 소총 AKM을 배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제대로 발사되는지 조차 알기 힘든 수준의 AKM 소총을 받은 러시아 신병들이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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