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개최된 기아·영양·보건 관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ABC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의 실언으로 자신을 향하고 있는 ‘건강이상설’에 기름을 끼얹었다. 28일(현지시간) 행사에서 불과 지난달 사망해 자신의 명의로 애도문까지 발표한 적이 있는 연방 하원의원의 이름을 호명하며 찾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개최된 기아·영양·보건 관련 회의에서 해당 정책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거론하면서 “마이크 브라운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재키 왈러스키 하원의원 등을 비롯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왈러스키 하원의원의 이름을 거듭 부르며 청중을 향해 “재키, 여기 있나요. 재키 어디 있나요”라고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론한 왈러스키 의원은 지난달 초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공화당 소속 의원이다. 바이든 대통령 내외는 당시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조기 게양도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동은 곧장 고령에 따른 건강 이상 우려로 이어졌다. 백악관은 브리핑에서 쏟아진 관련 질문들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 기자는 “대통령이 오늘 기아 관련 행사에서 지난달 사망한 의원을 찾으면서 돌아보는 것처럼 보이던데 대통령은 그녀가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처럼 행동했다”면서 그 이유를 묻기도 했다.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이 사안을 챙겨온 의원들을 거론하고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그녀를 기리는 법안 서명 행사가 이번 금요일에 있을 예정이고 대통령은 그녀 가족도 만날 예정이기 때문에 그녀가 (발언 당시) 대통령의 마음 가장 위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다른 기자는 “그렇다면 왜 대통령이 행사장에서 그녀를 찾았느냐”고 다시 묻자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 국민은 누군가가 머릿속에 있을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기자가 “내 머릿속에는 존 레논이 가장 위에 있지만 난 존 레논을 주변에서 찾지 않는다”며 재차 추궁하자 “당신이 대통령으로서 존 레논을 위한 법안을 서명할 때 다시 얘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직접적으로 질문 사항에 대해 해명하는 대신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단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한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1942년생으로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마다 건강 이상설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4월 연설 직후에는 허공을 향해 혼자 손을 내밀고 악수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치매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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