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지지’ 응답률, 8월 5일 이후 70% 위에서 고착화
계속된 악재·與 반격에도 20% 내외 지지율 고착화
‘퇴임’ 伊 총리 55% vs ‘취임 3주’ 英 총리 25%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 공군1호기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기 앞서 참모들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실시한 세계 21개 주요국 지도자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50일이 넘게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큰 폭으로 지지율 등락을 거듭하며 순위가 오르내리고 있는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달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5일 이후 최저 19%, 최고 21%를 오가며 좀처럼 20% 근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9일 모닝컨설트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21개국 지도자의 ‘현재 지지율(Current Approval Rating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7일 현재 19%의 지지율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인 22위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각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보육문제’를 의논하고자 방문한 세종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아나바다 시장놀이’에 참석한 모습. [유튜브 '윤석열' 채널 캡처] |
22위를 기록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지율 23%로 공동 20위를 기록한 페테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보다 4%포인트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5일 이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줄곧 70%대 아래로 내려오지 않으며 고착화되고 있는 것도 윤 대통령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지난 18일부터 5박 7일간 진행된 영국·미국 순방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과 이후 불거진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큰 출렁임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8일(영국 현지시간) 벌어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대한 ‘조문 취소’ 논란이 국내에서 이슈가 됐던 19일 일간 지지율은 19%까지 떨어졌지만,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다음날 곧장 일간 지지율이 21%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유튜브 '윤석열' 채널 캡처] |
또,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펼쳐진 ▷한일 정상간 ‘약식 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스탠딩 회담’ 후 ‘비속어 논란’은 물론, 15시간이나 지난 22일(현지시간)에야 나온 ▷김은혜 홍보수석의 일명 ‘날리면 해명’까지 계속 상황이 전개됐지만 지지율 하락 등의 큰 변화가 없었다.
반대로 순방에서 돌아온 윤 대통령이 26일 출근길 약식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진상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후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선(先) 진상조사’, ‘정언유착’ 등의 프레임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음에도 지지층 결집 등의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
어떤 변수에도 큰 흔들림 없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4일 공동 꼴찌를 기록한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뼈아팠다. 일수로는 55일 연속이다.
한편, 1위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로 77%를 기록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70%로 2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58%로 3위를 차지했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55%의 지지율로 4위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는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이 승리하면서, 사실상 조르자 멜로니 Fdl 대표가 차기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922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에 극우 정치인이 총리가 되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3%의 지지율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함께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7%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함께 공동 15위에 올랐다.
취임한 지 불과 3주가 지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25%의 지지율로 18위를 차지했다. 대규모 감세 공약을 낸 후 파운드화(貨) 가치 급락, 영국 국채 금리 폭등 등으로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모닝컨설트 홈페이지 캡처] |
모닝컨설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조사 표본 수는 미국이 4만5000명 수준으로 가장 많고, 한국을 포함한다른 나라의 표본은 500~5000명 수준이다. 오차 범위는 ±1~4%포인트다.
2014년 설립된 이 업체는 미국 워싱턴DC에 본사를 두고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지사를 운영한다. 매일 2만건 이상의 글로벌 인터뷰(온라인)를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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