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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말로만 협치' 끝낼 방법, 이재명·정진석 연설에 답 있다 [정치쫌!]
野, 박진 외교장관 해임건의안 단독처리
與, 김진표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맞불'
여야 강대강 대치 속 계속 얼어붙는 정국
정진석-이재명 대표연설 속 '협치 방안' 주목
'민생경제협의체'·'대선 공통공약 공동추진' 나서야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 본관 계단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일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임안 처리를 마친 뒤 본회의장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여야가 '말로만 협치'를 내세우며 연일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양당 대표의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 속 언급된 '협치 방안'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 대표는 '정쟁'과 '민생입법'을 분리하기 위해 각각 '여야 민생경제 협의체', '대선 공통공약 추진협의체'를 제안한 만큼 관련 논의 테이블을 만들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野 '박진 해임건의안'에 與, '김진표 사퇴촉구 결의' 맞불=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각종 논란을 놓고 각각 '외교참사(더불어민주당)', '국익 자해 참사(국민의힘)' 프레임을 가동하며 서로 한 치도 밀릴 수 없다는 절박감 속 정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도중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서 단독 처리하면서 정국은 급속도로 더 얼어붙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투표에 불참한 끝에 표결에는 총 170명 의원만 참석했고, 결과는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였다. 헌정사상 7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본회의 통과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 압도적인 다수가 이번 순방외교가 실패이며 부족했다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가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명백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반면, 투표가 이뤄진 본회의장 밖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농성이 진행됐다. 이들은 "반민주·반의회·국정 발목잡기를 중단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국회의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다음날인 30일 곧바로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진표 의장은 민주당이 제출한 박진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민의힘과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의사일정 변경에 동의해줌으로써 의장의 중립성에 대한 국회법 취지를 정면으로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관례적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는 날에는 쟁점있는 사안을 단 한 번도 안건에 올린 적 없다. 그런데 여야 간 첨예하게 쟁점되고 있는 안건에 대해서 국회의장이 마지막까지 조정하지 않고 민주당에서 원하는 대로 해임 건의안을 상정했다"며 "우리 당은 의장이 제대로 된 직무수행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또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 '국정 발목 잡기' 프레임으로 연일 공세 수위를 끌어 올리며 대대적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김미애 원내대변인(왼쪽),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답은 이미 나와있다…"민생경제협의체·공통공약 공동추진"=지난 28~29일 잇따라 진행된 여야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엔 협치 방안들이 이미 상당수 등장했다. 다뤄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먼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9일 연설에서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과 '여야 민생경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국회 중진협의회의 경우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8월 윤석열 대통령 초청 만찬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도 적어도 이것만큼은 마음을 열고 받아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며 "이재명 대표께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제안하신 개헌과 선거법 개정, 국회 특권 내려놓기 등도 이 기구를 통해 충분히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와 국민의힘은 국가 발전을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면 민주당과 협의할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정 위원장은 정기국회 기간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도 전격 제안했다. 그는 "한 걸음 양보해서 살피면, 우리 당이 추진하는 법안들과 취지를 같이 하는 법안들도 있다"며 "비교적 쟁점이 적거나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법안들을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8일 연설에도 협치 방안이 제시됐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정쟁 때문에 민생이 희생되면 안 된다. 지금 당장 여야가 함께 해결할 숙제가 많다"며 여야공통공약추진협의체 구성과 공통공약 공동추진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사각지대 없는 온전한 손실보상제도,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 코로나백신피해 국가책임제, 주식공매도 개선, 가상자산 법제화, 디지털 성범죄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설치, 간호법 제정 등은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대선후보의 공통공약"이라며 "국민께 공히 약속한 대선공약은 함께 추진하자"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서로 제안한 중진협의체나 공통공약 추진단을 서로 받으면 한 쪽에선 양보없는 정쟁을 하더라도 다른 한 쪽에서는 뜻을 같이하는 민생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면서 양당이 관련 논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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