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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러 합병지, 유엔 감독 아래 재선거하되 크름반도는 러 영토로”…우크라 분노 [나우,어스]
트위터에 온라인 투표 형식으로 게시…‘우크라 중립국화’도 제안
머스크 “우크라, 인구 3배 많은 러와 전면전 못 이겨…핵 전쟁 따른 파괴적 죽음 부를 뿐”
젤렌스키 등 우크라 수뇌부, 즉각 반박…“‘꺼져라’가 머스크에게 가장 외교적 답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파괴적인 죽음’을 피하자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중재안을 두고 우크라이나 측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가 병합을 공식화 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개주(州)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를 무효화하는 대신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를 러시아령(領)으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영구 중립국’으로서 친(親)서방 노선을 포기하도록 하는 머스크 CEO의 중재안이 러시아의 요구 사항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제안에 대한 SNS 이용자들의 의견을 묻는 글을 올렸다.

머스크 CEO는 최근 러시아가 강제 병합을 공식화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와 남부 헤르손·자포리자주 등에서 유엔 감시 하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 어느 진영에 속할지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다시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달 23~27일 주민투표를 강행해 90% 안팎의 지지율로 러시아로의 편입이 결정됐다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들 지역을 러시아령으로 병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머스크 CEO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병합한 4개주에 대한 영유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지만, 결론적으론 러시아가 전면 침공을 통해 점령한 영토를 국제법상 ‘합법적’으로 획득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측이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조건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가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1783년 이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지도자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크름반도 관리권을 넘겨주기 전까지 역사적으로 크름반도는 러시아의 일부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 캡처]

이 밖에도 머스크 CEO는 우크라이나를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중립국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유럽연합(EU) 가입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다.

머스크 CEO는 “부분적 동원령을 실시한 러시아가 크름반도에 대한 위협이 발생한다면 동원령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고, 핵 전쟁 발발을 통한 파괴적 죽음 만을 부를 뿐”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인구가 3배 이상 많은 러시아를 상대로 전면전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인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힘의 논리’를 앞세워 우크라이나 측에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러시아의 침공 목표를 충족시키는 주장을 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머스크 CEO의 제안을 즉각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러시아를 지지하는 머스크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머스크 중 누구를 원하는가’라는 투표를 게시하며 비꼬았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크름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 전체 해방을 포함한 더 나은 평화안이 이미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직 독일 대사인 안드리 멜릭은 “‘꺼져라(Fxxx off)’가 지금 머스크에게 가장 외교적인 답변”이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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