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 [러시아 국가두마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4개 점령지 병합을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려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와 분쟁을 각오하라며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 국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한국 역시 볼로딘 의장의 경고 대상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TV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러시아 편입 이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계획하는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분쟁에 빠져들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볼로딘 의장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을 지원하는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장비와 무기들을 공급하고 용병들을 보내는 모든 국가와 얘기할 것임을(상대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제공 문제를 논의할 때 그들은(서방은) 러시아와 분쟁에 빠져들어 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로딘 의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려는 국가들이 득실에 대해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자포리자·헤르손주(州),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등이 러시아로 편입된 이상 이 지역들은 우리나라의 일부이며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은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렴지 병합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방어 연락 그룹(UDCG)’ 소속 45개국 군수 담당 책임자들은 지난달 28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모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창설된 UDCG는 매월 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정례 협의체로 NATO 회원국과 일본, 뉴질랜드, 한국 등이 참여한다.
볼로딘 하원 의장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계기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규모를 크게 늘릴 경우 러시아가 이 국가들과의 직접적 군사 대결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