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남부 도시 콧카에 있던 마지막 레닌 흉상이 4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AFP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핀란드가 탈 러시아 행보 속에 1979년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市)로부터 받은 레닌 흉상을 4일(현지시간) 43년 만에 철거했다.
옛 소련 사회주의 혁명가 레닌이 오른 손으로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긴 모습을 묘사한 이 흉상은 핀란드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레닌 동상이었다.
AFP에 따르면 핀란드 남부도시 콧카 시내 광장에 세워져 있던 레닌 흉상이 이날 철거됐다.
이 동상은 소련에 억압당하던 핀란드의 역사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핀란드는 1917년 레닌을 필두로 한 볼셰비키 혁명 때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건국된 소련과 1939∼1940년과 1941∼1944년 두 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러야 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는 소련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방과 공산권 모두에 거리를 두는 중립국이 됐고, 이를 빗댄 '핀란드화'란 말이 생기기도 했다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
이날 일부 주민은 축하의 의미로 샴페인을 터뜨렸다. 다만, 다른 한편에선 러시아 국기를 휘두르며 이에 항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군사적 중립 노선을 벗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해 둔 상태다. 이후 국토에 있던 옛 소련 기념물을 없애고 있는 중이다.
앞서 4월에는 서부 도시 투르크 중심가에 있던 레닌 흉상이 철거됐고, 8월에는 1990년 모스크바 시당국이 헬싱키에 기증한 '세계 평화'란 제목의 청동 조각도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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